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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② 승리 “꾸준히 악바리 근성으로 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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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정상에서 바람은 더욱 거센 법이다. 지난해 빅뱅이 겪은 사건과 사고들은 이들이 정상의 위치에 있기에 더욱 가혹하고 위험한 것이었다. 그리고 반성과 쇄신의 시간 끝에 나온 빅뱅의 앨범 제목은 < ALIVE >. 음악 차트에서의 성과, 해외 시상식에서의 수상, 방송과 인터넷을 통해 만나게 되는 여러 가지 무대와 활동들 이전에 팬들에게 가장 반가운 것은 위기의 상황에서 주저앉지 않은 빅뱅의 생환소식, 그 자체였을 것이다. 그리고 반성과 치유의 시간들을 구구절절 풀어놓는 대신 “겨울이 가고 봄이 찾아오죠”라는 구절로 새로운 시간을 알린 ‘Blue’는 가장 조용하지만 가장 묵직하게 빅뱅의 컴백을 알리는 방식이었다. 바로 그 첫 소절로 빅뱅의 봄을 불러온 승리를 만났다. 지난 겨울, 얼음 밑에서 살아있었을 뿐 아니라 멈추지 않고 성장해 온 7년차 연예인이 털어놓은 생존비법은 솔직담백하지만 한편으로는 놀라운 것이기도 했다.


“사실 빅뱅이 다시 활동을 못 할 거라고 생각했었다”


빅뱅│② 승리 “꾸준히 악바리 근성으로 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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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LOGO#> 국내 활동은 마무리했지만 여전히 바빠 보인다. 해외 활동도 있고, 광고 촬영도 있고.
승리:
그렇게 바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냥 늘 바빠 보이는 게 빅뱅의 콘셉트라서 (웃음) 사실 이번 활동은 이런저런 일들도 있었고, 출연하는 방송도 한정돼 있던 데다 빅뱅 팬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컸다. 그래서 아직 빅뱅이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 주는데 힘을 많이 썼다. 개인적으로도 그동안 보여준 활발하고 밝고 명랑한 막내 승리의 캐릭터보다 무게감 있는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멤버 형들에게 인정받고 싶기도 했고.
<#10LOGO#> 안 그래도 ‘Blue’가 첫 곡으로 공개되었을 때 감정을 누르면서도 깨끗한 도입부의 목소리에 대한 좋은 평가가 많았다.
승리:
녹음할 때 많이 힘들었던 곡이다. 빅뱅의 노래 중에 내가 후렴을 담당하는 노래가 몇 곡 없는데, 선공개 타이틀곡의 도입부를 부르자니 부담이 컸다. 하지만 녹음하면서 지용이 형이 “네 목소리가 살아야 이 노래가 산다. 네 목소리를 생각하고 만든 노래다”라고 격려를 많이 해 줬다. 여러 차례 수정하면서 녹음을 마쳤던 기억이 난다.

<#10LOGO#> 빅뱅의 기존 타이틀은 신나는 느낌이 강했는데 ‘Blue’는 잔잔하면서 귀에 맴도는 곡이라 색다른 느낌이었다.
승리:
스피커든 이어폰이든 음악을 항상 듣다 보면 귀가 피곤해지지 않나. 그런 점에서 우리는 처음에 듣기 좋은 음악보다는 질리지 않고 오랫동안 들을 수 있는 곡을 만들자고 의견을 모았다. 그래서 ‘Blue’ 뿐 아니라 앨범이 전체적으로 자극적이기보다는 소프트한 분위기로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싶다.

<#10LOGO#> 부르는 입장에서는 어땠나. 멜로디 뿐 아니라 가사도 중요한 노래인데.
승리:
녹음할 때 가사에 신경을 써 달라는 요청을 받기도 했는데, 겨울이 가고 봄이 찾아온다는 가사 자체에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 이제 와서 말이지만, 사실 나는 정말 빅뱅이 다시 활동을 못 할 거라고 생각했었다. 대중의 실망을 극복하기에는 어렸고, 겁도 많았으니까. 그러다가 MTV EMA 때문에 오래간만에 다섯 명이 뭉쳤는데, 그때 다시 할 수 있겠다는 희망이 보이더라. 14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고, 6시간 걸려서 시상식장으로 가면서 다섯이 함께 있는데 전혀 아무 문제 없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10LOGO#> 다섯 명이 모였을 때 그런 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이유가 뭘까.
승리:
다섯이 좋아하는 것이 하나여서 그런 것 같다. 우리는 모두 음악을 좋아하니까. 사실 다섯 중에 한 명이라도 삐끗하면 무너질 수 있는 건데, 그런 공통점이 있으니까 일단 만나서 할 얘기가 생기는 거다. 공감대가 있기 때문에 함께 있을 때 거기서 시너지가 생긴다.

“이제는 다른 사람을 어시스트 하는 게 점점 좋아진다”


<#10LOGO#> 그런 일들을 겪었기 때문인지 무대를 대하는 자세가 그 전과는 확실히 달라진 느낌이 든다. 노래 안에서 본인의 임팩트를 확실히 남기는 방법을 알게 된 것 같달까.
승리:
그룹에서 내가 맡은 파트가 크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런데 언제 카메라에 내 모습이 비칠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항상 긴장을 한다. 그리고 적은 분량이라도 내 파트를 확실히 채워야 한다는 생각에 연습을 많이 하기도 했다. 빅뱅에서 할 수 있는 몫을 다 해야 하니까.

<#10LOGO#> 특히 표정연기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남자의 분위기가 물씬 느껴질 정도다.
승리:
드라마에 특별출연하면서 연기를 조금 경험하기도 했지만, 무대 위에서 가수도 연기를 할 필요가 있다. 음악이 시작되면 영화 한 편이 시작된다는 마음가짐으로 노래를 부르는 거다. 이병헌 씨가 인터뷰에서 “눈을 감아도 카메라가 어디서 날 잡고 있는지 느낄 수 있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는데, 그게 프로페셔널이라고 생각한다. 가수 역시 내 파트에서 카메라가 나를 비추고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하고, 어디서 어떻게 내 모습이 카메라에 담길지 판단이 서야 한다.

<#10LOGO#> 이제는 보다 넓은 시야로 상황을 보게 되었다는 얘기인데, 예능에서도 그런 판단을 하게 되나. 토크쇼에 출연했을 때도 전면에 나서기보다는 이야기의 물꼬를 터주는 역할을 하던데.
승리:
SBS <강심장>같은 프로그램에 처음 한두 번 출연했을 때는 내가 다 하고 싶어서 “저는요!”하고 막 의욕이 넘쳤는데, 이제는 욕심이 많이 없어졌다. 재미있는 말을 내가 다 하기보다는 나를 좀 낮추고 다른 사람을 어시스트 하는 게 점점 좋아진다. 입장을 바꿔서 시청자의 마음이 되어보니 그렇게 적극적인 내가 별로 안 예뻐 보이기도 했고. 그래서 이제는 상황을 토스하는 편이다. 대성이 형은 어떠세요, 하는 식으로 넘어가는 거지.

<#10LOGO#> 연예인들이 그런 역지사지의 생각을 하기는 힘들지 않나. 돋보이는 것이 중요한 직업인데.
승리:
그런데 자기 자신을 자각하지 못하고, 문제를 수정해 나가지 않으면 큰 사람이 못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해외 활동을 하면서 다른 나라의 예절을 다양하게 접하면서 알게 모르게 나름대로 성숙해지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보고 들으면서 배우는 게 많을 테니까.

<#10LOGO#> 단지 철이 들어가는 것 뿐 아니라 빅뱅 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보다 확실하게 파악하는 것이기도 하다.
승리:
나는 빅뱅 안에서 마무리의 역할을 하고 싶다. 멤버 형들이 중심을 잡아 주면, 나는 거기에 맛을 좀 더 낼 수 있는 존재가 되는 거다. 무대에서나 토크쇼, 버라이어티에 나갔을 때도 멤버들이 할 수 없는 어떤 부분을 채워주는 것이 나의 몫이 아닌가 싶다.

<#10LOGO#> 아무래도 솔로로 활동할 때와는 마음가짐이 다르겠다. 솔로 앨범에서는 무대에서나 방송에서나 좀 더 즐기는 느낌이었다.
승리:
보이는 것과 달리 사실 솔로 활동은 굉장히 부담감도 크고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큰 일이었다. 시간에 쫓기면서 해나가야 하기 때문에 내가 상상할 수 있는 부분도 좁아지고 선택에도 어려움을 겪는다. 내가 모든 것을 컨펌해야 하니까 오히려 선택이 불분명해지는 거다. 그런데 팀으로 활동을 할 때는 리더가 있고, 다섯 명이 의견을 모아서 선택을 하기 때문에 더 넓은 상황에서 신속하게 무대에 대한 의논을 할 수가 있다. 그 덕분에 각자 파트에 더 집중 할 수 있는 거고.

<#10LOGO#> 하지만 혼자서 모든 것을 이끌어 나가는 데서 오는 보람과 만족감도 있지 않나.
승리:
< VVIP > 앨범이 갑자기 만들어진 프로젝트이긴 했지만 그때는 솔직히 자신만만했었다. 그런데 2년이 지나고 보니까 혼자 다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내가 좀 미련했다는 것을 깨닫게 되더라. 나는 사실 미드필더인데 갑자기 공격수로 나가서 골을 넣으려고 했던 거지. 나중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경기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박지성을 루니처럼 원톱으로 내보낼 수 없는데, 패스를 받는 것도 익숙하지 않고 슛을 넣는 것도 정확하지 않은 내가 의욕만 너무 앞서 있었구나 하고 말이다. 많은 부분에서 어색했었던 것 같다.

<#10LOGO#> 그런 부분을 객관적으로 생각할 수 있을 만큼 더 성숙해진 지금 솔로 활동을 하면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른 방식을 취하게 되겠다.
승리:
요즘도 많은 사람이 솔로 앨범 또 언제 나오냐고 물어본다. 그런데 지금은 솔로에 대한 욕심이 요만큼도 없다. 연예계 활동에는 타이밍이 있는 법인데 지금은 내 타이밍이 아니다. 2012년도에는 특히 형들의 솔로 앨범도 있고, 탑형은 연기 활동도 준비 중이다. 내가 나서서 나의 끼를 펼칠 타이밍은 2, 3년 뒤에 올 것 같다. (웃음)

<#10LOGO#> 그야말로 프로듀서의 마인드로 판세를 읽는 것 같다. (웃음)
승리:
7년 정도 활동을 해 보니까 큰 흐름이 있는 것 같더라. 지난 솔로 활동으로 큰 이익을 못 얻었기 때문에 다시 철저하게 준비를 해서 나가려고 해도 아마 지금이라면 결과는 똑같을 것 같다. 인지도와 실력을 더 많이 쌓아야 하고, 넉넉하게 멤버들의 힘도 좀 빌리고, 정말 크고 단단하게 아울러서 몇 년 뒤에 나온다면 승산이 있지 않을까.

“그때나 지금이나 지는 것을 싫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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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LOGO#> 공개 오디션에 참가하며 연예계 입성을 갈망하던 소년이 몇 년 뒤를 내다볼 수 있는 전문가로 성장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흘렀다. 스스로도 자신의 변화를 실감하나.
승리: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 것은 지는 것을 싫어한다는 거다. 빅뱅 오디션을 방송할 때도 탈락해서 집으로 돌아가는 게 너무 창피했다. 돌아가면 다시 학생이 되어야 하는데, 학교에 가면 애들이 손가락질 하고, 여자애들은 귓속말을 할 테고, 선생님은 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느냐는 말씀을 하실 거고, 그런 상황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싫었다. 지금도 내가 빅뱅의 승리로서 안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거나 무슨 실수를 해서 사람들의 비난을 받게 된다면, 나는 그게 곧 지는 거라고 생각한다.

<#10LOGO#> 자신과 계속해서 승부를 해 나가는 건가.
승리:
꾸준히 악바리 근성으로 하는 거다. 나는 누구보다 뛰어난 사람은 아닌데 지지 않으려고 계속 하는 것 같다. 3년쯤 전에 양현석 사장님 앞에서 “정말 열심히 하겠습니다” 말씀드린 적이 있다. 그런데 그때 사장님이 “네가 열심히 안 하면 어쩔 거냐” 그러시더라. 빅뱅 활동을 하면서 들었던 가장 충격적인 말인데, 그게 정말 백번 맞는 말이라서 그렇다. 나는 열심히 해야 하는 사람이고, 그건 회사나 다른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다. 그러니까 열심히 하겠다는 말은 의미 자체가 성립이 안 되는 거고, 그건 멤버 모두가 마찬가지다. 사장님이 빅뱅을 좀 강하게 키우시는 것 같아 보이겠지만, 그런 말씀이 정말 내 가슴에 불을 강하게 지폈다.

<#10LOGO#> 열심히 해야 하는 일 말고도 빅뱅은 지금 승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승리:
죽을 때까지 함께 하고 싶은 친구들이다. 물론 형들이지만 때로는 친구처럼 느껴진다. 특히 나는 수학여행도 간 적이 없을정도로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의 추억이 없기 때문에 빅뱅 멤버들과의 우정이 정말 소중하다. 피로 맺어진 사이는 아니지만 형제가 되고 싶은 친구들이라고 말해도 좋을 것 같다. 같이 힘들어 왔고, 같이 잘되어 왔기 때문에 이제는 떼려야 뗄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 같고, 이런 것들이 무너지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유혹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 더 자세한 이야기와 다양한 사진은 월간지 <10+star>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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