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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선생님,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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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며칠전 기자의 전화로 큰아이의 선생님이 전화를 하셨다.

"서윤이 아버님, 저녁 챙겨주시기 힘드실 텐데 식사는 학교에서 챙길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라는 내용이었다. 듣기만 해도 안심됐다.
며칠 뒤 찾은 학교에서 반갑게 인사를 하시는 분이 계셨다. 누군가 하고 아이에게 물으니 교장 선생님이란다. 기자에게 교장선생님은 말도 붙이기 힘들었던 분이었지만 아이에게 교장선생님은 친한 선생님 중 한 분이었다.

아이를 저녁 늦게 까지 봐주시는 돌봄 교실 선생님은 맞벌이 하는 부모 덕에 늦게까지 학교에 남아 있어야 하는 아이에게 선생님이라기 보다는 할머니와 같은 역할을 해주신다.

항상 웃는 얼굴로 맞이해 주시는 여러 선생님들 덕분에 아이를 찾으러 학교로 향하는 길이 즐겁다. 학급수 13반에 불과한 미니 학교 경기도 용인 공세초등학교 모습이다.
아이를 학교에 보내기 전만해도 '공교육은 엉망이다' '학원을 돌려야한다' '강남아이들은 2년 선행학습 한다 더라'는 말을 듣다 보니 불안한 마음이 컸다. 초등 6학년이면 이미 갈 대학교가 정해진다는 조언은 할 말을 잊게 만들었다.

지금은 오히려 공교육의 혜택을 많이 보는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맞벌이 부부로 두 아이를 키우면서 큰 걱정 없이 믿고 맡길 수 있는 학교와 어린이 집이 근처에 있는 덕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우리 공교육이 분명히 크게 변화한 것은 사실이었다.

그렇지만 주변에는 여전히 남들보다 앞서기 위해, 조금이라도 더 많은 것들을 배우기 위해 학교보다는 학교 밖으로 도는 아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학교를 믿지 않는 부모들도 많은 것이다.

요즘 학교 주변에 폭력문제와 학생 교사간의 갈등이 많은 문제가 되고 있다. 교육 현장을 비난하지만 결국에는 학부모들이 만든 현상은 아닐까 자성해 본다.

자기 아이만 챙기는 일부 학부모들을 접하다 보면 그같은 생각이 더욱 든다. 과연 그런 부모의 교육 방침이 건전한 사회 구성원을 육성할 수 있을까.

올해 27세가 된 미국의 청년 마크 저커버그는 하버드 대학교를 퇴하고 페이스북을 창업했다. 한국의 부모라면 세계 최고 명문 하버드대를 중퇴하고 벤처기업을 만든 아들을 격려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그 결과는 놀라웠다. 무려 9억명이 페이스북 서비스를 이용 중이다.

최근 한 지인이 미국에 교환학생으로 보낸 고등학생 아들이 경험한 미국 학생들이 즐기는 자유로운 사고의 시간과 다양한 교외 활동에 대해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하는 것을 지켜 봤다. 어떤 부모라도 고민할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물론 기자도 고민이 된다. 열심히 놀며 체력을 기르고 친구들과 융합하는 법을 배워 사회구성원으로서의 기본을 먼저 익히게 할 것인지, 뒤쳐지지 않기 위해 선행학습의 길로 나서야하는 것인지 혼란스럽다.

이런 의문에 방향을 제시해 주고 아이들에게 희망을 심어 줄 수 있는 학교를 만들어 줄 분들은 교육 현장의 선생님뿐이다.

지금 젊은이들의 미래가 밝다고 할 수 없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그럴수록 미래를 향한 '등대' 역할을 해주는 선생님들의 역할이 절실하다. 15일 31회 스승의 날을 맞아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어깨에 짊어 지고 계신 선생님들께 감사와 함께 더 큰 부탁을 드리는 이유다. '선생님 잘 부탁드립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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