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말레이시아 정부가 급작스런 최저임금제 실시를 발표하면서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13일 코트라 쿠알라룸푸르무역관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정부는 말레이반도에서는 월 900링깃, 사바 및 사라왁, 라부안에서는 월 800링깃을 하한으로 하는 최저임금제를 실시한다고 지난 1일 발표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 정부는 현재 최저임금제 실시 관련 큰 기본원칙만을 발표한 상태로 세부사항이 정해지지 않아 말레이시아 기업 뿐 아니라 현지 진출 우리기업들이 애로를 겪고 있다.


예컨대 최저임금 결정에 일부 현금성 고정수당 및 기타 복리지원 등이 포함된다고만 돼 있지 구체적으로 어떤 수당이, 어떤 식으로 포함될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또한 파트타임 근로자, 파견 근로자 등에 대한 최저임금 산정기준 역시 정해지 않은 상태다.

현지 우리 기업들은 이번 최저임금제의 맹점은 제도자체가 갑작스럽게 실시돼 제품원가에 부담이 갈 수 있다는 점과 최저임금액을 지역의 생활수준에 따라 세부적으로 나누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말레이시아에서 제조업에 종사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에 따르면 생산직 직원의 임금의 경우 말레이시아인은 700-800링깃 수준이며 외국인 노동자는 400-550링깃 수준임. 이에 단순 계산으로 서말레이시아에서 제조업에 종사하고 있는 기업의 경우 최저임금제 실시로 인해 생산직 임금이 100% 상승하게 됐다.


코트라에 따르면 이번 최저임금제 시행으로 말레이시아 정부가 기대하고 있는 효과 중 하나는 자국민의 고용이 확대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기업들에 따르면 사무직, 영업직에 종사하는 말레이인의 경우 그 정도가 덜하지만 생산직에 종사하는 말레이인들은 작업능률이 떨어지고 결근이 잦고 이직하는 경우가 많아 오히려 외국인 노동자를 선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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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노동자의 경우 초과근무와 휴일근무도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말레이인들보다 업무에 보다 능동적으로 임하기 때문에 부득이 외국인 노동자를 쓸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밝힘. 이에 이번 최저임금제 실시가 기업의 경쟁력만 떨어뜨리고 자국민 고용 확대로는 이어지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코트라 관계자는 "현재 최저임금제 실시관련 세부사항이 발표되지 않아 현지 진출 우리기업들은 다소 혼란스러운 상황에 있다"며 "말레이시아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우리기업들은 현지 노무환경이 크게 변화할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이에 대한 면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창환 기자 goldf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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