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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유로존 탈퇴 가능성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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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나주석 기자]그리스 유권자들이 구제금융 전제조건으로 긴축정책을 밀어붙인 집권 연정(신민주당ㆍ사회당)에 등 돌린 뒤 그리스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신민주당에 이어 연정을 구성하기 위해 나섰던 진보좌파연합(시리자)의 알렉시스 치프라스 대표가 연정 구성에 실패했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로써 원내 제1ㆍ제2당이 된 신민주당과 시리자 모두 연정 구성에 실패한 채 10일 제3당인 사회당이 연정 구성 권한을 갖게 된다.
치프라스 대표는 트로이카(유럽연합ㆍ유럽중앙은행ㆍ국제통화기금)가 요구하는 긴축 및 구조조정에 반대하고 있다. 미국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는 바로 이 세력이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확율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6일 총선에서 득표율 16.8%를 기록한 시리자의 치프라스 대표는 그리스인들이 시리자에 주목한 것은 긴축정책을 철회시키라는 뜻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리스 정치권의 이런 주장에 대한 반발이 만만치 않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외르크 아스무센 집행이사는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고자 한다면 구제금융 전제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9일 벨기에 브뤼셀의 한 컨퍼런스에서 "그리스 국민이 그리스의 유로존 존속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지 않겠다고 결정한다면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리스의 구제금융 조건 재협상 요구와 관련해 "금융시장에 파멸을 몰고올 가능성이 있다"며 거부했다.

세계 경제계의 주요 인사들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업체 피치의 폴 테일러 최고경영자(CEO)는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로 유로화가 종말을 고하게 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독일 등 다른 유럽 국가들이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을 용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씨티그룹은 그리스가 내년까지 유로존에서 탈퇴할 확률이 75%라고 전망했다. 미국 뉴욕 대학의 누리엘 루비니 교수는 경제 전문 방송 CNBC와 가진 회견에서 "그리스가 유로존을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계 헤지펀드 FX컨셉츠의 존 테일러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여름 유로화가 위험에 노출될 확률이 높다"면서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떠나는 게 그리 나쁜 일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스위스 취리히 소재 금융 서비스 업체 UBS는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할 경우 치러야 할 비용이 이익보다 크다고 지적했다.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나와 드라크마화를 다시 도입하면 평가절하로 수출 경쟁력이 회복될 수 있으리라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다른 나라가 부과하는 관세로 평가절하 영향력이 상쇄되고 그리스의 금융 부문은 붕괴하며 경제가 더 큰 불황에 빠질 수 있다는 게 UBS의 설명이다.

유럽 차원에서도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는 큰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 탈퇴 파장이 그리스에 한정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파장은 포르투갈ㆍ스페인ㆍ이탈리아뿐 아니라 미국의 주요 금융기관들에도 미칠 것이다. 세계 금융시장이 이를 흡수해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박병희 기자 nut@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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