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말기 할부금 담보로 돈 구하는 이통사
전달까지 ABS 3조6012억원 발행…전년비 160% 이상 급증…금감원 "리스크 점검 강화"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단말기할부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한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이 올해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자 금융당국이 리스크 점검을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해 발행물량의 대부분이 SK텔레콤을 통해서만 발행됐는데, 최근 LG유플러스와 KT도 단말기 할부채권을 통한 자금조달에 나서면서 총 금액이 1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4월까지 단말기할부채권을 기초로 한 ABS가 총 3조6012억원 발행돼 지난해 4월까지의 1조3846억원보다 160% 이상 급증했다. 지난해 발행 물량은 SK텔레콤의 단말기할부채권을 기초로 한 하나SK카드가 발행한 것이 전부였지만 올해는 LG유플러스와 KT가 발행한 물량이 포함됐다. 지난해말 LG유플러스가 이 시장에 뛰어들고, KT가 지난달 첫 발행을 시작해 향후 시장이 확대될 가능성이 더욱 커진 셈이다.
단말기할부채권 ABS는 통신사가 핸드폰 구매자로부터 받을 할부금을 담보로 하는 일종의 채권을 말한다. 통신사들은 이렇게 ABS를 통해 발행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고, 대신 채권 구매자에게 꾸준히 이자를 지급하게 된다.
이전까지 거의 발행되지 않던 단말기할부채권ABS가 급증하는 이유는 스마트폰의 보급 확대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고가의 스마트폰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전체 핸드폰 단말기할부값이 높아졌고, 이에 따라 통신사들의 ABS발행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말기 가격 자체가 올라가면서 이자비용을 지불하더라도 미리 자금을 조달할 유인이 생겼다는 얘기다.
비교적 최근 발행을 시작한 LG유플러스와 KT는 직접 ABS를 발행하는 반면, SK텔레콤은 하나SK카드를 통해 단말기할부채권ABS를 발행한다. 이는 후발주자인 하나SK카드의 영업전략의 일환인 것으로 보인다. 하나SK카드는 이를 통해 손쉽게 SK텔레콤을 통해 휴대폰을 할부 구매하는 고객 정보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SK카드는 하나금융지주와 SK텔레콤의 합작사로 SK텔레콤이 4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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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은 지난해 5조8000억원가량 발행된 단말기할부채권ABS가 올해 10조원 이상 발행될 것으로 보고 선제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경기가 급격히 악화됐을 때 가계 등 휴대폰 구매자들이 단말기값을 연체하게 되면 생기는 위험은 없는지 점검하고, 현재 발행되는 물량에 대해서도 자산 및 신용보강 정도를 점검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ABS가 모두 공모 발행이기 때문에 더 신중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면서 “다만, 이 ABS를 사는 곳이 연기금, 보험사 등 기관투자자들이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에 피해가가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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