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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드림’의 비상구 노점상의 빛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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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의 통로-지하경제 확대 상반된 시선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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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거리에서는 골목골목마다 ‘차이나드림’을 꿈꾸는 창업자들을 만날 수 있다. 중국의 급속한 경제성장은 많은 중국인들을 졸지에 누더기 신세에서 부자로 바꿔놓았고 이같은 성공을 꿈꾸는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 이런저런 규모의 사업을 시작하게 만들었다.

번듯한 학교 졸업장이나 뛰어난 영어 실력이 없으면 돈을 많이 준다는 외국계 기업의 취업은 꿈꾸기 어렵고, 정부의 고위 관계자와 닿는 ‘관시’(關系)가 없이는 안정적인 정부소유 기업의 취업도 어려운 대다수 중국인들에게 창업은 ‘차이나드림’을 실현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에 가깝다.
특히 베이징이나 상하이 등 대도시가 아닌 인근지역에서 상경한 이주 노동자들에게 창업은 찬란한 미래를 꿈꾸게 만드는 활력소이기도 하다. 많은 개발도상 국가들이 그렇듯이 이들 ‘빽도 없고, 돈도 없는’ 사람들이 창업으로 택하는 사업은 대부분 ‘지하경제’에 속하는 경우가 많다. 안타깝게도 정부 고위 관계자나 유력층의 사람들과의 관시가 없이는 큰 규모의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것도 어렵다.

자본도 없고 경험도 부족한 이들이 쉽게 선택하는 것은 길거리 좌판이다. 한국에서도 노점상을 보기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상하이의 골목골목에서는 일상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좌판에서 구입할 수 있다. 거의 모든 교차로에는 리어카 가득히 각종 컵과 접시, 칼, 포크 등을 파는 그릇 장사를 볼 수 있다. 스타벅스에서는 제법 가격이 나가는 스타벅스 머그컵이 똑같은 디자인과 사이즈로 단돈 10위안(한화 1800원)에 팔린다. 스웨덴 생활용품점인 ‘이케아’에서 본 듯한 컵과 그릇도 이 그릇판매 노점상에서는 10위안 안팎이면 얼마든지 살 수 있다.

그릇 노점상과 나란히 자리를 하고 있는 것은 대체로 불법 DVD를 판매하는 노점이다. 막 방영이 끝난 최신 미국 드라마와 캐나다, 영국의 드라마가 담긴 전 시리즈가 겨우 20~30위안(3600~5400원) 정도에 판매된다. 현재 극장에서 한창 방영중인 영화가 담긴 최신 DVD는 물론이고 BBC 등에서 방영했던 다큐멘터리 등 교육 프로그램도 판매된다. 한국의 최신 드라마는 어찌나 종류가 다양하고 많은 지, 가끔씩 정말로 이 많은 것들을 찾는 사람이 있기는 한 것인지 의심이 들 정도다.
버스정류장이나 지하철과 맞닿은 도로에는 가뜩이나 좁은 인도의 양쪽에 노점상들이 즐비하게 늘어서서 손님을 맞이한다. 철마다 다양한 옷들을 선보이는 옷 노점상은 물론 손지갑, 명품 짝퉁을 판매하는 노점, 어린이 장난감을 파는 노점도 있다. 휴대폰 케이스나 USB드라이브 등을 파는 노점도 눈에 띈다. 봄을 맞아 특히 증가한 노점상은 꽃을 파는 사람들. 겨울 내내 사라졌던 이들 꽃 파는 노점상들은 카네이션, 장미 등 다양한 꽃을 리어카에 싣고 여기저기 옮겨 다니면서 봄이 왔음을 알린다.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노점상들도 있다. 담배를 파는 노점상과 불법 복사한 책을 파는 노점상들이 그들이다.각종 외제 담배를 모아 파는 노점상은 손님이 끊이지 않지만 과연 진짜 담배 맞나 하는 생각도 든다.

지하경제규모 1조 4000억 달러 GDP 20%
책을 파는 노점상에서는 최근 베스트셀러인 스티브 잡스의 전기 등을 일반 서점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판다. 물론 종이 질은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외국 잡지를 구하기 어려운 중국에서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서점 역시 이 노점상들이다. 이코노미스트, 타임, 비즈니스 위크 등 외국잡지를 시중의 절반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저녁 무렵에 나타나는 노점상들은 주로 음식 노점상이 많다. 국수를 말아서 파는 노점상은 물론 꼬치구이, 냄새가 고약한 취두부도 저녁시간에 볼 수 있다. 중국의 지하경제 규모는 거리 노점상보다 훨씬 커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파는 온라인 상점의 대다수가 지하경제에 속해 있는 것으로 보면 된다. 물건을 파는 규모나 수익 등이 밝혀져 있지 않아 세금을 아예 내지 않는 경우도 많다.

온라인 상점뿐 아니라 현재 존재하고 있는 정식 상점에서도 세금을 내지 않고 영업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매출에 따라 서로 다른 세금이 아닌 정해진 일정 금액의 세금을 내는 경우도 있어 돈을 잘 버는 상점은 세금을 감면받는 형국이고, 오히려 장사를 못하는 상점은 세금에 허덕이는 경우도 나타난다.

중국의 지하경제의 규모는 1조4000억 달러 가량으로 추산되고 있다. 2010년 중국의 GDP는 6조1000억 달러로 지하 경제를 포함하면 대략 7조5000억 달러가 된다고 전문가들은 추산하고 있다. 전체 경제 규모의 20%에 달하는 수준이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과거 러시아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짐작하기도 한다.


외식체인의 강자 ‘하이디라오 훠거’

하이디라오 훠거는 1994년 쓰촨 지방에서 시작된 훠궈 체인 레스토랑이다. 초기에는 매운 국물 종류인 마라탕을 팔던 음식점이었다. 마라탕은 산초 열매와 붉은 고추 등이 들어가서 입안이 얼얼하게 매운 탕 종류로 한국인들도 즐겨 찾는 음식점이다. 하이디라오의 CEO인 장용은 마라탕 음식점을 훠궈 레스토랑으로 바꾸고 절반은 매운 국물, 절반은 맑은 국물에 각종 야채와 고기를 넣어 먹는 중국식 샤브샤브인 훠거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1994년 창업한 이래 하이디라오의 매장은 전국적으로 널리 퍼져나가 베이징, 톈진, 상하이, 난징 등 주요 도시에 총 50개가 넘는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종업원의 숫자만 해도 1만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다.

하이디라오는 특히 대규모 매장과 함께 다양한 종류의 소스와 후식 등을 제공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도 하이디라오가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중국에서 보기 드문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하이디라오는 종업원 교육을 통해 고객들에게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테이블마다 지정된 종업원이 손님들이 필요한 사항을 미리미리 처리해 손을 들어 부르거나 할 필요도 없다.

특히 레스토랑의 인기가 높아 예약을 했어도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데 이때 무료 발 마사지나 무료 네일 케어 서비스 등을 즐길 수 있으며, 친구들과 기다리는 동안 장기 게임을 즐기도록 빌려주기도 한다. 테이블 앞에서 즉석으로 만들어주는 수타면 묘기 역시 하이디라오의 자랑거리중 하나다.

한민정 상하이 통신원 mchan@naver.com
지난해 9월부터 중국 상하이 동화대학교 래플즈 칼리지 경영학과에서 국제경영, 기업커뮤니케이션 등을 가르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에서 10여년간 기자로 근무했다. 이화여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에서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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