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어린이 음료가 콜라ㆍ사이다 등 탄산음료와 pH가 비슷하다. 맛을 좋게 하고 톡 쏘는 청량감을 높이려고 pH를 낮추는데, 이를 마시는 아이로서는 치아의 보호막인 에나멜 층이 손상돼 충치가 생기기 쉽다. 달콤한 맛도 문제다. 설탕ㆍ과당 등 당을 포함하는 데다 상당수가 감미료를 첨가해 단맛을 높이고 있다. 당은 비만의 큰 원인이다. 세균 번식에도 취약하다. 많은 제품이 뚜껑 윗부분을 잡아올린 뒤 빨아 마시고 마시지 않을 때는 닫도록 돼 있는데, 이 과정에서 침이 섞여 세균이 빠른 속도로 번식한다. 칼슘ㆍ비타민C 첨가 등을 내세운 일부 제품은 제품 뒷면에 영양성분에 대한 함량을 표시하지 않는 눈속임까지 하고 있다.
적어도 어린이 먹을거리만큼은 안심하고 먹일 수 있어야 선진사회다. 소비자원은 조사 결과를 한국판 컨슈머 리포트에 공표하는 데 그치지 말고 보건당국과 협조해 음료를 포함한 어린이 식품의 안전기준을 좀 더 깐깐하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 어린이 음료를 가급적 자제시키는 한편 부득이 먹일 경우에는 바로 입을 헹구고 30분 뒤 양치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하는 소비자 캠페인도 필요하다. 식품업체들로서는 '고열량 저영양' 식품을 뽀로로 등 만화 캐릭터로 치장하는 마케팅보다 '저열량 고영양' 제품 개발에 더욱 신경 써야 할 것이다. 이것이 내 아이와 우리 사회의 건강을 지키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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