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6명의 이사 가운데 4명이 참석했고, 그 가운데 한명인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은 '아이패드'를 손에 쥐고 이사회에 참석했다. 페이스타임을 기능을 통해 화상으로 이사회에 참석한 것.
이 때 유경선 회장이 꺼내든 카드가 '아이패드'다. 직접 참여하는 대신 화상을 통해 이사회에 참석해 이사회 정족수는 채워졌고, 선 회장 해임안은 그대로 가결됐다.
화상을 통한 이사회 참석은 하이마트 정관에 따라 이뤄진 적법한 절차라는 것이 이사회의 주장이다. 김상곤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하이마트 정관 32조 2항에 화상을 통해 이사회에 참석해 진행할 수 있다고 명기돼 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하이마트 이사회 의장의 고문변호사다.
선 회장이 자리를 비우던 순간에도 다른 3명의 사외이사들은 선 회장의 질문에는 답변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선 회장은 3시 정각이 될 때까지 기다린 뒤 유 회장이 오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이사회에 참석한 다른 3명에게 "유 회장이 오지 않느냐"고 질문을 한뒤 장소를 빠져나갔다. 선 회장의 질문에 돌아온 답변은 없었다.
선 회장은 이사회장을 빠져나가면서 "'동반퇴진'이라는 의사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의 표정에는 여유와 미소가 담겨있었다. 그가 이사회장을 나갈 때까지만 '해임'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미소였다.
선 회장측 사외이사인 최 변호사는 3시1분경 이사회장을 빠져나가면서 "선 회장 본인이 사의 표명을 한 것과 해임안은 다르다"며 "오늘(25일) 이사회는 성원이 안돼 개회가 안됐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선 회장이 유 회장과의 수싸움에서 밀린셈이다. 유 회장은 선 회장이 생각하지 못한 '아이패드'라는 카드로 마찰없이 이사회를 본인의 의사대로 마무리 지었다.
이윤재 기자 gal-run@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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