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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놀던 날, 코스트코·하나로마트만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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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코스트코. 수많은 인파가 계산을 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코스트코. 수많은 인파가 계산을 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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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전국 114곳의 대형마트와 기업형 수퍼마켓들이 일제히 문을 닫은 22일 소비자들은 전통시장이 아닌 외국계 대형마트 '코스트코'로 몰려들었다. 전통시장 및 골목상권을 보호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이 의도와 다르게 엇나가며, 되레 외국계 대형마트만 배불리는 꼴이 된 것이다. 그러나 의무휴업 첫 날인데다 비가 와 전통시장에 사람들이 몰리지 않은 것이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많다.

이날 서울 강서구 주변 대형마트(이마트-가양점, 공항점/홈플러스-등촌점, 강서점 등)의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이마트 가양점은 '이마트 가양점은 4/22(일) 휴점합니다'라는 안내와 함께 목동점이나 신월점으로 안내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홈플러스 가양점 역시 정기휴무를 알리는 현수막과 목동점과 월드컵점은 정상영업한다는 포스터를 나란히 걸었다.
이로 인해 의무휴업에 들어간다는 사실을 몰랐던 소비자들은 혼란을 겪었다. 한 소비자는 "맞벌이 부부다보니 주말에 쇼핑을 하는데 주말에 대형마트가 문을 닫으면 우리는 어떻게 하냐"며 발길을 돌렸다.

또 다른 소비자 역시 "대형마트가 문을 닫으면 닫는다고 문자라도 보내줘야 하는 거 아니냐"며 전화기를 누르더니 성급히 이동했다. 일부 아주머니들은 굳게 닫혀있는 문 앞에서 한동안 서성거리기도 했다.

서울 강서구 목동시장의 전경. 주말인 22일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이다.

서울 강서구 목동시장의 전경. 주말인 22일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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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에서 불과 5분 거리인 재래시장 목동시장은 비가 오는 굳은 날씨 영향 때문인지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이었다. 이 곳은 평소 사람많기로 소문난 시장이다. 대형마트 고객들이 몰릴 것이라는 기대와 달랐다. 시장 입구에 있는 야채가게 아저씨는 "대형마트가 쉰다고해서 평소보다 좋은 물건을 들여오고, 할인도 많이 했는데 어찌된게 평소보다 손님이 없다"며 "비가 많이 와서 그런거겠죠"라고 씁씁할 웃음을 지었다.
정육점 아저씨도 "정부의 대형마트 규제가 재래시장에 신바람을 불어 넣어줬으면 좋겠다. 다만 큰 기대는 안하고 있다"며 "오늘은 장을 보는 사람이 없네요. 고기나 사시죠"라고 말했다.

반면 외국계 대형마트인 코스트코(양평동)는 발 디딜 틈 없이 북새통을 이뤘다.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길은 전쟁을 방불케 했다. 이로 인해 주변 도로가 한동한 마비되기도 했다. 또 카트는 동나기도 하고, 계산을 하기 위해 30분 이상을 기다려야 했다.

코스트코 주차 요원은 "주말에는 늘 사람이 많은 편이나 오늘처럼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몰린 적은 없었다"며 "임시주차장까지 사용하고 있으나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코스트코 관계자도 "12시(정오)를 넘기면서 사람들이 점점 많아졌다"며 "아직 집계는 안되지만 어쩌면 오늘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린 날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으로 외국계 대형마트인 코스트코만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며 "이번 정책이 얼마나 실효가 있을지 지켜볼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광호 기자 k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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