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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행복에 대한 두 가지 시선- win의 짜릿함! with의 편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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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드 부크홀츠의 '러쉬'·달라이 라마의 '당신은 행복한가' 2권의 책으로 본 행복이란?

[아시아경제 이상미 기자]저명한 경제학자 토드 부크홀츠와 티베트의 영적지도자 달라이라마가 각각 '행복'에 관한 책을 펴냈다. 복잡한 세상, 숨 막히게 바쁜 현대인들을 위해 두 사람이 제시한 '행복해지는 법'은 무엇일까? 부크홀츠는 "행복은 휴식과 여유가 아닌 경쟁을 통해 찾아가는 것"이라며 경제학의 관점에서 행복에 관한 색다른 주장을 펴고, 달라이 라마는 "우리 모두가 같은 존재임을 잊지 않을 때 진정으로 행복해진다"고 말한다. 행복해지는 법으로 경제학자는 경쟁을, 영적 지도자는 공생을 꼽은 것이다. 이처럼 전혀 다른 차원에서 행복을 다루는 두 권의 책을 만나보자.


◆우리는 왜 도전과 경쟁을 즐기는가?
= 이 책의 원 제목은 '왜 당신은 생존경쟁을 필요로 하고 즐기는가?'(Rush: Why you need and love the Rat race)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극심한 생존경쟁, 무한경쟁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지끈거리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대신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모든 활동을 멈추고 모든 사람과 연락을 끊고 모든 것과 단절할 채 한가로운 바닷가를 산책하는 삶을 꿈꾼다.
저자는 그러나 우리가 갖고 있는 이런 행복에 대한 통념이 잘못된 것이라고 정면으로 반박한다. 우리는 무언가를 향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경쟁하며 바쁘게 움직일 때 더 행복해진다는 것이다. 부크홀츠는 "아무 일 없는 고요한 심리상태가 오히려 우리의 정신을 피폐하게 만든다"는 점에 주목해 "진짜 문제는 경쟁이 아니라 활동성이 없는 삶이며, 변화 없이 정체된 상황에 갇혀 있다고 느낄 때 우리의 정신은 병들기 시작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우리 뇌와 몸이 살아있다는 느낌과 행복감을 맛보기 위해서는 일정 정도의 스트레스와 경쟁심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매일 반복되는 치열한 생존경쟁에 지쳐버린 이들은 흔히 모든 것을 접고 자연으로 돌아가 진정한 자아를 찾아야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부크홀츠는 이러한 믿음이 과거의 평화롭고 단순했던 에덴시절로 돌아가자고 주장하는 에덴주의자들이 만들어낸 '거짓 신화'라고 비판한다. 에덴주의자들은 경쟁이 불평등을 초래하고, 그 탓에 사람들은 환멸을 느끼며, 그래서 불행하다는 주장을 펼친다.

저자는 이러한 '경쟁 혐오론'에 맞서 '경쟁'의 의미를 새롭게 조명하기 위해 하버드대 법학대학원 학장이 매년 신입생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를 전한다. 이야기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캠핑을 떠난 두 학생이 산 속에서 무서운 회색곰(그리즐리)을 맞닥뜨린 상황에서 한 학생이 신발끈을 단단히 묶기 시작하자 다른 한 학생이 물었다. "뭐하는 거야? 그리즐리보다 더 빨리 뛸 수 없어" 그러자 신발끈을 묶던 학생은 이렇게 대답했다. "그리즐리보다 더 빨리 달릴 필요는 없어. 너보다 더 빨리 뛰면 되니까."
부크홀츠는 "경쟁해야 행복해진다"고 강조하면서 왜 섬뜩한 결론으로 끝나는 이 이야기를 실었을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더 빨리 뛰어 살아남을 것이냐? 아니면 잡아먹힐 것이냐?'를 놓고 벌이는 제로섬게임은 그가 생각하는 진정한 경쟁 체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둘 중 한명만 살아남기 위해 달리는 게 아니라 야영하는 사람들에게 위험을 미리 경고해 그리즐리를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진정한 경쟁체제라고 생각한다. 남을 짓밟고 올라서려는 경쟁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협력하는 경쟁을 강조한 셈이다.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현재 상태에 안주하거나 평온함을 추구하는 안일한 삶에서 벗어나 스스로 야심찬 목표를 세우고 그것에 도달하기 위해 도전하고 경쟁해야한다는 저자의 조언은 파격이다. 삶에서 성공과 행복을 성취할 수 있는 기회는 인간의 경쟁 본성을 인정할 때 비로소 찾아온다는 주장이 느림, 이완, 휴식의 개념이 행복을 지배하는 시 대에 어떤 균열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러쉬/토드 부크홀츠 지음/장석훈 옮김/ 청림출판/ 1만5000원


◆혼자 행복해도 되는가?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 이후 10년 만에 돌아온 행복에 관한 특별한 토론이 한 권의 책으로 나왔다. 이 책은 치열한 경쟁이 행복으로 이끈다는 '러쉬'와는 전혀 다른 '마음'의 차원에서 행복을 다루고 있다. '행복에 대한 교과서'로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아온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에서 그는 누구나 마음의 수행을 통해 행복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후로 10년이 흐른 지금, 세계는 경제불황, 전쟁, 차별, 갈등 ,폭력 등으로 갈수록 살기 어려워지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자신이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고 있다.

이 책은 여전히 불행한 이들을 대신해 저명한 정신과 의사인 하워드 커틀러가 달라이 라마에게 다시 행복에 대해 묻는 책이다. 10년 만에 다시 나눈 행복에 대한 특별한 토론에서 달라이 라마는 "혼자 행복해도 되는가, 혼자서 행복할 수 있는가"라는 새로운 물음을 던진다. 인생에 주어진 단 하나의 의무는 행복하게 사는 것이라고 강조한 그가 내가 행복을 추구할 때 다른 사람의 행복은 어떻게 되는지 묻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행복은 개인의 문제이며 사회문제와 별개로 각자가 스스로 추구해야 한다고 믿는다. 다른 사람은 행복은 사회적인 것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가난, 불평등, 편견, 정치 억압 등이 해결되지 않으면 진정한 행복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달라이 라마와 커틀러는 바로 이 같은 이분법을 깨려고 시도한다. 행복은 개인과 사회 둘 중 어느 한쪽에 달려 있는 게 아니라 양쪽 모두에게 달려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이다. 즉, 이 책은 인간이 한 개인이자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행복을 발견해나갈 수 있는가를 진지하게 탐색한다.

달라이 라마가 '함께 행복해 질 수 있는,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해법'으로 내놓은 진리는 간단하다. 우리가 모두 같은 존재라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마음의 문제를 다루는 최고의 전문가인 달라이 라마와 커틀러는 우리가 고독이나 아픔을 느낄 때 그것을 진정으로 나눌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 바로 고독감이 오늘날 세계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한다. 아무리 부자일지라도 사랑을 함께 나눌 사람, 친구들이 없다면 고작 애완동물과 정을 나누는 신세가 돼버린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우리 모두는 같은 존재라는 사실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달라이 라마는 나와 아주 다르고 아무런 연관도 없는 사람일지라도 우리가 모두가 인간이라는 점, 모든 인간은 행복하기를 원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기 때문에 나의 행복은 타인의 행복과 연결돼 있다고 주장한다. 이 책에는 "진정한 행복은 공존과 공생으로부터 온다"는 단순하지만 강력한 진리가 담겨 있다.

당신은 행복한가/달라이라마·하워드커틀러 지음/류시화 옮김/문학의숲/1만5000원




이상미 기자 ysm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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