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관계자는 "특허 소송을 치르면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삼성전자의 브랜드가 올라간 것이 사실"이라며 "삼성전자의 소식을 꼬박 꼬박 챙겨 전하는 뮐러가 우리 입장에서는 나쁘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뮐러는 지난해 4월 애플이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서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 소송을 제기했을 때부터 소송과 관련한 양사의 정황을 가장 먼저 또 정확하게 취재했다. 삼성전자가 법원에서 아이패드의 디자인은 1968년 영화 '스페이스 오디세이 2001'에서 나온 기기와 똑같다고 주장한 사실도 뮐러가 가장 먼저 전했다. 독일, 네덜란드, 호주 등 전 세계가 취재 대상이다.
삼성전자 입장에서 뮐러는 좋은 정보원임과 동시에 골칫거리다. 뮐러가 프랜드 문제에서 애플의 손을 들어주고 있는 게 결정적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애플에 3세대(3G) 통신 특허 사용료를 지급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애플은 이 특허가 먼저 사용하고 나중에 사용료를 줘도 된다고 규정한 프랜드 조항의 적용을 받는다고 주장한다. 프랜드가 인정되면 삼성전자가 애플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은 모두 무력화될 수 있다.
실제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싸움을 애플이 삼성전자에 특허 사용료를 얼마나 주느냐의 싸움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애플은 독일 법원에서 삼성전자가 아이폰 판매 가격의 2.4%를 로열티로 요구하고 있으며 이는 과도한 금액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로열티를 낮추기 위해 애플이 갤럭시 시리즈의 디자인 권리 및 사용자환경(UI)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는 관측도 많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뮐러가 시시콜콜한 내용까지 전달하고 자의적인 해석을 덧붙이면서 소송 관련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며 "판결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 보지만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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