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포스텍에서 재미있는 기술을 내놨다. 랩온어칩 위에서 '3차원'으로 시료를 옮기는 기술이다. 지금까지는 시료가 칩 위에서 평면으로 움직였다. 이 때문에 각 분석 지점에 시료가 묻을 수 있어 세척액을 넣어 헹궈주는 방법 등을 써 왔다. 반면 포스텍에서는 액체 시료가 다른 시료를 껑충 뛰어넘는 3차원 이동법을 개발했다. 그렇다면 액체 방울은 어떻게 위로 움직이는 것일까? 비결은 공진현상이다.
모든 물체는 고유한 진동 특성인 '고유주파수'를 갖고 있다. 이 고유 주파수와 같거나 비슷한 하중의 주파수가 가해지면 물체가 무한대로 진동하게 된다. 이것이 공진현상이다. 공진현상을 이용하면 물체를 마구 흔들지 않아도 큰 진동을 이끌어낼 수 있다. 포스텍 역시 물방울에 공진현상을 이용, 진동을 줘서 물방울이 튀어오르게 만든 것이다.
지난해 7월 서울 강변역 테크노마트가 무너질 듯이 진동했던 원인도 공진현상 때문이라는 의견도 제시됐었다. 테크노마트 건물 내 흔들림 현상이 일어나 내부에 있던 사람들에게 퇴거 명령이 내려지는 등 소동이 빚어졌던 사건이다. 전문가들은 건물 안 4D 영화관과 피트니스 센터의 러닝머신, 태보 수업 등으로 발생한 진동이 건물 진동과 일치해 공진현상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공진 현상은 일상 생활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네가 앞뒤로 움직이는 박자에 맞춰 발을 구르면 진동폭이 커진다. 전자레인지로 음식을 데울 수 있는 것도 마이크로파를 이용, 음식 속 물 분자가 진동하면서 마찰열을 만들어내는 원리다.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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