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신규 아파트 시장에서 성패를 가늠하는 것은 분양가가 됐다. 저렴한 분양가여야 시장의 환심을 산다. 새 아파트 분양가가 헌 아파트보다 가격이 저렴해진 지도 오래다.
2009년 12월에는 상황이 바뀌었다. 김포한강신도시의 주변 아파트의 시세가 3.3㎡당 1013만원이었다. 당시 현대건설과 호반건설이 공급했던 신규 아파트 평균 분양가가 3.3㎡당 각각 909만원, 907 만원으로 하락한 주변 시세보다도 낮았다.
이 현상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수원 광교신도시에서 입주를 마친 아파트의 3.3㎡당 시세는 1364만원이었다. 호반건설이 같은 달 분양한 아파트는 3.3㎡당 평균 1297만원이었다.
분양가가 시세보다 높으면 아무리 브랜드 아파트더라도 참패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과장은 "주변 시세보다 낮아야 수요자들이 관심을 갖는다"며 "얼마 전 주변 시세가 1400만원 정도인 광교신도시에서 대우건설이 푸르 지오 월드마크를 1500만원 가까이에 분양했다가 대량 미달 사태가 났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10%는 저렴해야 시장에서 반응을 보인다고 입을 모은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분양시장이 가격에 민감하다"며 "입지나 시공사 등에 따라 분양가가 달라질 수는 있지만 대체로 주변 아파트 시세 대비 5~10% 정도 저렴해야 수요자들이 싼 분양가라고 느낀다"고 설명했다. 박합수 팀장도 "분양가가 주변시세 대비 10%는 저렴해야 미분양을 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세 대비 10%까지가 마지노선이라는 분석이다. 박 팀장은 "분양가의 절반은 토지매입비인데 여기서 더 이상 땅을 싸게 구입할 수 없다"며 "여기에 공사비 등을 더하면 10% 이상 더 내려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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