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박스권 상단 언저리에서 머뭇거리고 있으나 21일 시장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긍정적인 시각은 여전하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당분간은 전략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IT, 운수장비 등에 대한 선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단기적인 시장의 관심은 올해 1분기 실적에 있다. 유럽 재정위기 완화에 따른 반등 이후 시장은 반등을 정당화 할 수 있을 정도의 실적을 확인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실적 전망치가 낮아졌다는 점이 부담이기는 하지만 역설적으로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진 만큼 쇼크 수준으로 발표되지 않는다면 실적이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본다.
IT, 은행, 건설, 자동차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은 유지한다. 실적 우려가 남아 있는 화학 업종의 경우 정유 업종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중소형주의 경우 실적과 펀더멘털이 뒷받침 되는 종목 중심으로 압축할 것을 권한다. IT 관련 부품·장비 종목과 피팅 등 기계 관련 중소형주가 1차적으로 눈에 들어 오는 중소형 종목군이다.
◆김정환 대우증권 애널리스트= 코스피는 기술적 패턴으로 볼 때 단기적으로 변곡점에 있다. 2050선을 중심으로 상승쐐기형과 상승삼각형 패턴의 갈림길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상관관계가 높은 글로벌 증시 가운데 상승하고 있는 독일 DAX지수의 추세를 보일지, 하락하고 있는 홍콩 항셍지수의 추세를 보일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코스피의 방향성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보수적인 관점에서 일부 업종 및 지수관련 대형주에 대한 선택적 매매를 권한다. 코스피는 단기적으로 2000~2070에서의 움직임이 예상된다. 음식료, IT, 철강금속, 운수장비, 운수창고, 서비스업(게임) 등에 대한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조병현 동양증권 애널리스트= 답답한 시장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전날의 경우 외국인의 선물 매도화 함께 나타난 매도 차익거래 물량 확대로 국내증시가 하락했다고는 하지만,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증시가 전반적으로 상승탄력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 걱정이다. 이와 관련해 눈에 거슬리는 움직임 중 하나가 바로 미국의 가솔린 가격 상승, 보다 본질적으로는 국제 유가의 상승세다. 최근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가솔린 가격이 4달러선을 넘어섰다. 유가의 지속된 상승은 미국 소비 심리의 위축을 가져올 수 있어 문제다.
그러나 원유 최대 생산국인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공급을 통한 유가 진정 노력이 가시화되고 있다. 또한 석유수출국기구(OPEC) 주요 회원국들의 증산 가능 여력을 합산하면 이란의 원유 공급량을 상회한다. 원유에 대한 투기적 포지션이 전고점 부근에서 증가세가 멈춰 있는 상황이다. 외부적인 충격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투기적 포지션의 증가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전쟁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을 제외하면 공급 측면에서 유가 안정을 위한 산유국들의 움직임이 본격화 되고 있다는 점이 유가의 가파른 상승세를 제어하는데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의 상승세가 일단락 된다면 훼손되는 모습을 보였던 미국 경기 펀더멘털 개선 기대감 또한 재차 강화될 수 있을 것이다. 유가의 상승세가 현 상승 추세를 마무리 지을 것이라는 우려는 이르다는 판단이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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