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빅5, 보험-증권 M&A 가능성
리딩뱅크 '순위경쟁 2라운드' <1> 덩치를 키워라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와 농협금융지주의 출범으로 국내 은행권이 또 다시 격변기를 맞고 있다.
이미 국내 은행산업은 2000년대 들어 '국신우하(국민ㆍ신한ㆍ우리ㆍ하나)'의 4강 체제를 구축해왔다. 하지만 최근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로 순위변동이 일어났고 또 농협금융이 은행권에 편입되면서 이른바 리딩뱅크를 향한 '세컨드 라운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
특히 이로 인해 규모경쟁이 심화되면서 인수합병 모멘텀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또 전통적 수익원이던 예대마진의 수익성 둔화로 신성장 동력 발굴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올해에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춤했던 해외시장 진출이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4+1' 금융지주 체제 확립 = 4강 체제였다고는 하지만 그동안 하나금융은 KBㆍ우리ㆍ신한지주 등과 함께 국내 대표 금융지주사로 꼽히면서도 '3강(强) 1약(弱)' 중 1약으로 분류됐다. 자산규모가 경쟁 지주사에 비해 100조원 이상 적은 탓이다.
하지만 최근 외환은행 인수로 단숨에 '300조 클럽'에 가입하며 진정한 4강으로 발돋움했다. 하나금융의 자산 규모는 367조원으로 1위인 우리금융(395조)을 바짝 뒤쫓고 있다. 기존 2위와 3위였던 KB금융(363조)과 신한금융(337조)이 한 단계씩 밀려났다.
여기에 농협금융이 3월 2일 출범하면서 4강에서 5강 체제로 판도가 변화되고 있다. 농협금융의 자산은 240조원으로 여타 금융지주에 비해 뒤처지는 것은 사실.
하지만 농협금융이 위협적인 이유는 전국 지점망 때문이다. 농협의 국내 은행 점포는 현재 1175개로 전체 1위다. 지역 단위 농ㆍ축협을 합하면 금융점포는 총 5658개나 된다. 이를 발판으로 은행ㆍ보험ㆍ카드 등 각 사업 부문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경우 경쟁사들에게는 커다란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인수합병 통한 규모 경쟁 재점화 = 5대 지주가 시장지배력 강화에 집중하면서 올해 예상되는 변화는 규모경쟁이다. 이를 위해 지주사들이 꺼낼 수 있는 카드는 'M&A(인수합병).' 하지만 과거와 달리 M&A 대상이 은행이 아니라 보험, 증권, 캐피탈 등 다른 금융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 전문가들은 외환위기 이후 시중은행의 활발한 M&A로 현재의 4강 체제가 성립되면서 이들 4강의 자금집중도가 2000년 50%에서 최근 70~80%로 높아져 과점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여기에 농협금융이 기존 4강 체제를 위협하면서 M&A 모멘텀이 되고 있다는 것.
송두한 농협경제연구소 금융연구실장은 "은행의 수익성이 둔화되는 상황에서 농협금융의 등장은 기존 4강에게 시장잠식이란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다"면서 "이를 돌파하려면 은행이 아닌 여타 금융업종 인수를 통해 규모 경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우리금융 등 정부 소유 금융사의 민영화가 남아있지만 복잡한 변수가 얽혀있고 정권 말기라는 점에서 쉽게 성사되기는 힘들다는 것도 은행외 업종의 M&A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해외진출 등 신성장 동력 발굴이 핵심 = 올해 은행권의 최대 화두는 '신성장동력'이다. 최근 은행권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투자은행(IB), 자산관리(wealth management) 비은행부문의 비중이 확대되는 가운데 예대사업 비중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실제 은행권 전체의 영업수익 대비 이자수익 비중은 2003년 68.9%에서 2007년 53.5%, 지난해 3분기 43.8% 등으로 꾸준히 줄고 있다. 반면 기타 영업수익 비중은 같은 기간 22.7%에서 41.4%, 63.2% 등으로 급격히 늘고 있다.
이처럼 기존 주력 사업의 성장이 둔화되면서 은행권에서는 최근 '은퇴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퇴직연금시장의 규모는 지난해 50조원에서 올해 70조원에 이를 것으로 금융감독원은 내다봤다.
또 하나의 성장 모멘텀은 해외시장이다. 국내에서의 성장둔화를 해외 진출을 통한 지역 다변화로 타개하기 위한 전략이다. 금융지주들은 너도나도 아시아 신흥국을 중심으로 '금융 한류(韓流)'를 모색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해외 시장에 상대적 비교 우위를 가진 외환은행을 인수한 하나금융이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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