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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증의 덫' 걸린 사람들 눈물만…"은행 직무유기" 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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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동 금융위원장 "연대보증 문제 직 걸고 해결"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작은 돈가스 전문점을 운영하며 살고 있던 주부 J씨가 신용불량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 것은 남편이 잘못 선 빚 보증 때문이었다. 집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대출전화가 걸려와 전화 받는 게 무서울 정도였다. 그러다 겨우 신용회복위원회(신복위)를 알게 되고, 가까스로 대출금을 다 갚았다. 최근에는 추가로 대출을 받아 가게 보증금 문제까지 해결했다.

#주부 S씨는 한때 국내 대기업에 근무할 정도로 탄탄대로를 달렸지만, 보증의 덫에 걸리면서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기 시작했다. 6개 은행에 1억2500만원의 보증 빚을 떠안게 된 S씨는 이 빚을 정리하는 데만 10년이 걸렸다. 자녀의 교육보험까지 해약하며 원리금만도 5억원을 넘게 부었다. 현재는 신복위를 만나 신용회복 중이지만, 보증을 선 것만으로도 이렇게 버거운 짐을 지어야 한다는 것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금융위원회가 19일 오후 광주 우리은행 호남본부에서 마련한 '서민금융 간담회'에 소개된 신용회복 지원자들의 사연이다. 각자 사정은 달랐지만, 이들 중 많은 이들이 배우자나 본인이 연대보증을 섰다가 일이 잘못되면서 대규모의 보증빚을 떠안게 된 경우였다.

이들은 무지로 인해 보증을 선 것은 물론 잘못했지만, 갚아야 할 대가가 지나치게 크다고 호소했다.

주부 S씨는 "내가 쓴 것도 아닌데, 우리 아들 교육보험 납입액까지 해약해서 채무를 갚았다"며 "최선을 다해 갚았는데도 1억2500만원을 보증서 5억이 넘게 들어갔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채무가 3000만원으로, 월 상환액이 35만원 정도 된다"며 "실질 소득이 100만원 정도인데, 35만원을 갚으면 어떻게 살겠느냐"며 상환기간을 연장시켜 달라고 요구했다.

주부 J씨는 은행들의 직무유기를 지적했다. 그는 "은행에서 찾아와서 보증을 연장할지 여부를 물었을 때 안 하겠다고 의사를 밝히고 돌려보냈는데, 저절로 연장이 되어 있었다"며 "원래는 보증 연장을 취소하려면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데, 직원들이 이런 말을 한 마디도 안 했다"고 말했다.

S씨도 "보증을 설 때 원채무자와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보통 50% 정도를 책임질 생각으로 보증을 서는 것"이라며 "은행에서 보증인은 채무자와 같다는 말을 꼭 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증 때문에 막대한 빚을 지게 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신복위 제도가 있음에도 불구, 금융당국이 제대로 홍보를 하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광주 한 병원에서 근무 중인 K씨는 "신용회복을 시작하면 채권추심이 안 들어오는 것은 너무 좋지만, 그런 제도가 있다는 것을 10명 중에 2명 정도 밖에 모른다"며 "홍보가 미진하다"고 말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이에 대해 향후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연대보증은 원시 금융의 표본이다. 연대보증과 관련된 문제는 직을 걸어서라도 해결하겠다"며 "정말 필요한 분들, 내용을 잘 모를 수 있는 분들이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열심히 홍보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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