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학생 위주로 니트 대비반 각 학원에 개설..학습지 업체들도 동참
니트는 실용영어 중심으로 학생들의 영어 의사소통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정부에서 직접 개발한 영어 평가시험이다. 독해 위주의 기존 시험과 달리 말하기, 쓰기, 듣기, 읽기 등 4개 영역을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IBT 방식으로 평가한다. 소위 '한국형 토플'로 불리는 니트는 1급은 대학생 및 성인, 2~3급은 고등학생 수준에 맞췄다.
특히 초등학교, 중학교 학생을 자녀로 둔 학부모들은 향후 수능 외국어 영역이 니트로 대체될지 여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니트가 수능 영어를 대체하게 되면 현재 중학교 3학년 학생부터 니트의 직접적인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5학년 자녀를 둔 박정희(주부/37)씨는 "영어 말하기와 쓰기 능력은 하루아침에 길러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찌감치 대비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며 "주변을 보면 다른 학부모들은 아이들을 벌써부터 니트 종합반에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학원가는 벌써부터 '니트' 붐이다. 대형어학원들은 니트반 신규 개설에 나섰고, 니트 전문 학원도 늘고 있다. 학습지들도 자체적으로 니트 모의고사 등을 교재로 만들어 선보이고 있다. 지난 13일 경남 창원에서 열린 정철어학원주니어의 'NEAT 학부모 설명회'에는 600여명의 학부모가 참여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전국 주요 도시를 순회하고 있는 니트 설명회에는 매번 수백명의 학부모들이 참가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교과부는 수험생들이 따로 니트에 대비해 사교육을 받을 필요가 없도록 난이도를 조절한다는 계획이다. 2급은 현재 수능 수준을 유지하고 3급은 이보다 쉽게 출제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말하기와 쓰기 등 기존 시험에 없던 영역이 추가됐다는 사실만으로 학부모와 학생들 사이에 불안감이 커졌고, 학원가는 이 불안감을 이용해 학생 유치에 나서고 있다.
강남 청담동에 있는 N학원은 "학교 교육은 회화랑 작문 부분의 교육이 취약할 수밖에 없다. 니트 시험에 대비하려면 4가지 영역을 골고루 다 잘해야 하기 때문에 학부모들이 걱정한다"며 "그동안 관망세를 보이던 학원가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니트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학부모들의 사교육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승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실장은 "국가가 공인하는 실용영어 시험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이를 입시와 연계시키면 초등학생과 유치원생들에게까지 사교육이 확대될 수 있다"며 "정부가 수능 대체 여부 등을 신중하게 결정하고 난이도도 쉽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정보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학원가가 이를 기회로 잡고 대대적인 광고와 홍보에 나서고 있다"며 "다음 달 세부적인 계획이 공개되면 학부모들의 불안 등이 완화될 것"이라 말했다. 이어 "EBS 프로그램과 공교육을 통해서도 충분히 니트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 강조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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