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탁고보다 수익률에 무게···"해외채권형 강화"
조재민 KB자산운용 대표는 지난 13일 본지와 만나 확고한 어조로 이 같이 말했다. 최근 증시가 상승하면서 잇단 펀드 환매로 자산운용사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지만 조 대표는 평온했다.
조 대표가 가장 신경쓰고 있는 부문 역시 '수탁고'가 아닌 '수익률'이다. 집무실 책상 위에는 검토중이거나 이제 갓 출력한 문서들이 빼곡히 쌓여있다. 조 대표 책상 바로 앞에 놓인 의자 두 개는 실무진 자리다. 항상 수익률을 꼼꼼히 챙기는 조 대표는 궁금한 점이 생길 때마다 실무진을 불러 질문공세를 퍼붓는다.
KB운용은 조 대표 부임후 날개를 달았다. KB금융그룹 계열사지만 중위권에 머물던 KB운용은 현재 설정액기준 펀드 수탁고(일임자산 제외) 20조원으로 업계 3위까지 뛰어올랐다. 대표상품인 'KB밸류포커스', 'KB연금저축' 펀드 등은 수익률 톱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주메뉴인 공모 주식형펀드에서 더 나아가 투자자들이 다양한 메뉴를 맛볼 수 있도록 혼합형 주식·채권 펀드, 해외채권형펀드 등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유럽위기 여파로 이머징시장 국공채 펀드 수익률이 타격을 입었지만 중장기적으론 유망하다고 보고 있다. 조 대표는 단일 국가 채권보다는 신흥국 채권에 분산투자하는 방법을 추천했다.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인프라펀드도 더욱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헤지펀드에 대해서는 트랙레코드(운용성과)를 내는 데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조 대표는 "자산운용업은 상품의 차별화가 중요한 게 아니라 오직 트랙레코드로 증명하는 시장"이라며 "고객에게 팔기 전에 철저히 검증해야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투자자들에게는 장기투자원칙을 당부했다. "올해 증시는 단기 변동성은 살아있지만 큰폭의 레벨업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한다면 수익률도 따라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소정 기자 s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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