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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교육현장에서 보낸 노 교장의 아름다운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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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성 서울상일봉사학교 교장(80) 47년간 못 배운 학생들 가르치는데 바쳐...이달부터 월 100만원 적금 들어 3~4년 후엔 교사 이전 계획 가져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평생을 학생들을 가르치고 퇴직 이후 80이 된 지금까지 못배운 어르신들에게 한글과 컴퓨터 등을 가르치는 교장선생님이 있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정용성 서울상일봉사학교 교장(80)이 주인공이다. 지금부터 37년전인 1975년. 김 교장은 강동구 상일동 한 중학교 교사로 근무했다.
당시 김 교사는 중학교 진학률이 70%가 안 된 현실이 안타까워 철거민촌 학생들을 위해 6평짜리 비닐하우스 야학을 시작했다.

정용성 교장 내외

정용성 교장 내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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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비닐하우스 교실이 불법이라며 당국으로부터 2년간 9번 철거를 당한는 수모도 겪어야 했다.

또 제자들을 도울 돈이 부족해 병아리를 키워 팔기도 했고 직접 회양목을 길러 돈을 마련하기도 했다.
부인은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화장품 행상에 나서다큰 교통사고까지 당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정 교장에게는 ‘병아리 선생’ ‘회양목 선생’ ‘고아 선생’ ‘올빼미 선생’이란 별명이 붙여지기도 했다.

정 교장은 강동구 상일동 일대에서 37년을 이런 식의 야학을 운영해왔다.

그후 2002년 광진구 자양동에 작은 규모의 건물을 사서 지금까지 10년 동안 서울상일봉사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이 학교 교사들은 월급을 받지 않는다. 때문에 학생들은 수업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이와 함께 거창한 입학식도 하지 않는다. 이런 3무(無) 원칙 아래 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정 교장은 1952년 교단에 선 후 1998년 서울성동교육장으로 정년 퇴임했다.

그러나 지금도 이처럼 학교를 운영하는 열의를 보이고 있다.

정 교장은 어려움 속에서도 무료 유치원, 무료 도서관, 비문해자를 위한 야학 초·중등반 등을 세우며 학교를 굳건히 지켜냈다.

벌써 4500여명 학생을 배출시킨 상일봉사학교는 지금도 35평 넉넉지 않은 공간에 매일 150명의 학생들이 드나든다.

비문해자, 중퇴자, 검정고시 준비자, 늦깎이 어르신들까지 배움의 끈을 놓지 않고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환영이다.

몸이 불편해 병원에 입원해 있던 정 교장은 15일 오전 기자와 통화에서 “앞으로도 눈을 감을 때까지 상일봉사학교를 운영하겠다”면서 “그러나 지금 교사가 비좁아 교사를 확장 이전하기 위해 이달부터 월 100만원의 적금을 들기시작했다”면서 3~4년 후면 조금 넓은 곳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고재득 성동구청장은 “언제나 ‘제자와 학생의 기쁨이 곧 자신의 행복’이라며 봉사학교 운영에 인생을 바쳐 온 정용성 교장은 이 시대가 원하는 진정한 참 스승”이라고 칭송했다.
서울상일봉사학교 수업 장면

서울상일봉사학교 수업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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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상일봉사학교는 서울시내 300여 학교와 구청 등 기관, 개인독지가의 후원으로 살림을 꾸려가고 있다.

전·현직 교사와 대학교수,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도 아낌없이 그들의 재능을 기부해 주고 있다.

상일봉사학교☎486-4434



박종일 기자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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