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기업들은 '책임경영 차원'이라고 한다. 등기임원은 경영책임을 지는 자리로 오너 2ㆍ3세에게 경영권과 책임을 함께 부여하는 것이란 설명이다. 올 주총에 총수 2ㆍ3세 사내이사 선임이 줄을 잇는 것은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논의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총선 이후 19대 국회에서 대기업의 사업영역과 상속을 제한하는 장치가 만들어지기 전에 재벌가의 지배구조 강화와 후계구도를 다지자는 포석일 수 있다.
책임경영을 하려면 여러 곳의 사내이사보다 전문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 정석이다. 총수 일가의 지배구조 강화 차원에서 지식과 경험이 없는 분야 계열사까지 간섭해 문제가 생기면 피해는 주주와 종업원에게 돌아간다. 재벌가 2ㆍ3세들은 이사 선임을 경영 능력을 검증ㆍ평가 받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그래야 해당 기업도 좋아지고 반기업 정서도 누그러진다. 재계 안팎의 시각대로 책임경영 강화인지, 족벌경영 강화를 위한 정지작업인지는 재벌가 신임 이사들 하기 나름이다. 능력 발휘와 함께 경영 실적이 좋으면 전자, 자리에 따라 누릴 것만 누리고 실적이 없으면 후자의 평가를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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