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하 서명운동 가열=한국납세자연맹은 12일 유류세 인하 서명운동이 1만 3000여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지난 5일 서명운동을 개시한 후 일주일만이다. 정모씨는 서명과 함께 "항상 서민들만 모르고 당하지 않느냐"며 "적극적인 자세로 (유류세 인하 운동에)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안모씨는 "물가에 둔감한 편인데 요즘은 정말 심각한 것 같다"며 "회사에서 유류비를 지원해 주는데도 부담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부자감세로 부족한 재원을 유류세로 충당하는 게 아니냐"면서 "유가가 오를수록 물가도 뛰어 살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지방세연구원 "유류세 인하 부유층만 혜택"=유류세 인하로 서민층보다 부유층이 더 많은 혜택을 받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돼 시민단체의 주장과 충돌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산하 한국지방세연구원은 12일 '유가급등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유류세를 내리면 부유층이 받게 되는 혜택이 서민층의 6.3배"라고 지적했다. 부유층이 서민층보다 휘발유 소비가 많아 간접세인 유류세 인하 혜택이 더 크다는 것이다.
그는 "소득 대비 유류세 지출비중은 부자보다 서민들이 훨씬 크고, 부자들이 여윳돈을 갖고 있는 것과 달리 서민이 내는 유류세는 식료품과 자녀교육비 등 생존에 관련된 지출에 타격을 준다"면서 "단순히 유류소비량 변화로 유류세 인하 반대 논리를 전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부자들 대부분은 회사에서 기름값을 대주거나 사업비용으로 인정받아 실질 부담이 없는 반면, 서민들은 가처분소득에서 직접 기름값을 지출해야 한다는 점도 지방세연구원이 제시한 논리의 허점으로 지적됐다.
지방세연구원은 2008년 리터당 75원씩 유류세를 내린 이후 휘발유 소비량을 살펴 본 결과 소득 하위 20%(소득분위 1분위)인 가구는 월평균 13.1리터의 휘발유를 소비해 월 평균 880원의 혜택을 얻었으나 소득 상위 20%(소득분위 5분위)인 가구는 82.5리터를 소비, 5578원의 혜택을 얻었다는 분석을 내놨다.
김수진 기자 sjki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