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기자수첩]마그네틱카드, 헛다리 긁는 당국

최종수정 2018.09.08 08:30 기사입력 2012.03.05 10:38

댓글쓰기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금융감독원이 마그네틱(MS)카드를 통한 현금인출을 제한하려다 사흘만에 번복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카드가 갑자기 '먹통'이 되자 고객들의 항의가 빗발쳤고 뒤늦게 당국이 정책 시행을 연기한 것.

금감원은 그동안 복제가 쉬운 MS카드 대신 보안성이 강화된 집적회로(IC)카드로의 전환을 추진해 왔다. 오는 9월부터는 MS카드를 현금입출금기(ATM)에서 사용하는 것도 전면 금지된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고객들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지난 2일부터 시범 기간을 갖고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MS카드의 현금인출 및 이체를 제한키로 했다. 2년 전부터 IC카드로의 전환을 꾸준히 홍보해왔고, 전환에 앞서 금융회사들이 문자ㆍ메일로 전환 사실을 충분히 알렸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결과는 달랐다. 이날 은행 창구에는 MS카드로 현금 인출이 되지 않는다는 고객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통상 하루 평균 4만1000장 발급되는 IC카드가 이날은 4배 많은 16만4000장이나 발급됐다. IC카드를 새로 발급받으려면 현금, 체크카드는 곧바로 가능하지만 신용카드는 대기 수요가 밀려 발급에 최대 15일이 걸린다는 말을 듣고 돌아서는 고객도 있었다.

특히 11개 고객사를 거느리고 2000종의 카드를 발급중인 비씨카드는 IC칩 부족으로 고객의 요구에 제때 대응하지 못했다. 고객의 수요가 몰릴 것을 예상하지 못해, 카드 물량 관리에 실패한 탓이다. 금감원은 결국 시범기간 시작 시기를 오는 6월 1일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올해부터 소비자 보호에 중점을 두어 업무를 진행하겠다고 선언한 금감원이 연초부터 뼈아픈 실수를 한 셈이다.  

금감원 관계자가 뒤늦게 사태의 원인을 파악한 결과, 많은 고객들이 은행의 문자 메세지나 메일을 스팸ㆍ대출유인 메일로 오해하고 삭제해 버렸다. 금감원의 홍보 메세지가 소비자들에게 온전히 전달되지 않은 것이다.
중요한 금융정보를 소홀히 취급한 소비자들에게도 책임은 있지만, 홍보 내용이 제대로 전달됐는지 확인하는 것도 금융당국의 의무다. 금감원은 이번 사태 이후 시중에 유통 중인 220만장의 MS카드 고객을 대상으로 1:1 전화 상담에 나서기로 했다. 금감원의 눈높이를 낮춘 시도가 이번엔 소비자들에게 통할지 기대해 본다.  




이지은 기자 leezn@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