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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 세입자에 매일 전화해서 하는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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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하락 속 '新풍속도', 자금 필요하다며 매매전환 요청

집값하락 전망이 확산되는 추세 속에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집을 사달라고 강권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은평뉴타운 일부.

집값하락 전망이 확산되는 추세 속에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집을 사달라고 강권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은평뉴타운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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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 "집 좀 사주세요. 자금이 급히 필요한데 팔리지가 않아 답답합니다. 살고 있는 분이 사주면 좋겠어요."

모 건설회사 직원인 김(41)모씨에게 걸려오는 전화 내용이다. 그는 하루에도 몇 번씩 걸려오는 집주인의 전화 탓에 골치가 아프다. 집주인은 급매로 내놓을 테니 집을 사라고 통사정한다. 그러나 김씨는 3억원대 중반이면 몰라도 집주인이 내놓은 4억2000만원에는 구매할 마음이 전혀 없다.
집값하락 전망이 확산되는 추세 속에 집주인의 고민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집주인들이 세입자에게 집을 사달라고 생떼를 쓰는 사례가 나타나 주목된다.

김씨는 은평뉴타운 32평 아파트에서 전세살이 중이다. 비슷한 평형대의 거래가격은 4억2000만원대다. 급매인 경우가 그렇다. 그런데 이마저도 거래가 되지 않는다. 매매가도 하향세다. 이 집의 전세 시세는 2억2000만원 안팎인데 꾸준히 오르고 있다. 매매가는 내리고 전셋값은 오르는 상황을 활용해 자금이 필요한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살 것을 종용하는 것이다.

인근 J공인중개소 관계자는 "해당 아파트를 포함해 급매로도 부동산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며 "파는 사람의 호가와 사려는 사람이 염두에 두는 가격에 3000만~4000만원 가량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매수자들은 집값 추가 하락을 기대하면서 거래는 더욱 얼어붙고 있다. 그는 "여름이 되면 집값이 더 떨어진다는 소문이 있다"면서 "급매나 작은 평수의 미분양 물건이 있으면 연락 달라는 사람만 있다"고 설명했다.

용인에 사는 안모(38)씨의 경우는 더 하다. 집주인이 시세보다 1500만원, 급매보다 2000만원 높은 가격에 집을 사라고 요구하고 있다. 안씨는 시세보다 비싼 가격을 부르면서 전화하는 집주인을 이해하기 어렵다. 집주인인지라 회피할 수만도 없어 짜증이 늘어간다. 안씨는 다른 집으로 이사를 가고 싶지만 계속 오르는 전셋값과 이사비용을 생각하니 이도저도 못하는 형편이다.

김규정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전세금 상승 추세가 지속되며 임차인들의 내집마련 고민이 커지고 있다"면서 "이런 입장을 이용해 주택가격 하락에 불안을 느낀 집주인들이 대출을 처분하거나 현금이 필요해 세입자를 압박하는 사례가 심심찮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택시장이 단기간에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기 힘든 여건이어서 이런 사례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집주인의 강권은 불법 수준은 아니라 세입자들의 시달림도 더 이어질 전망이다.

이런 상황을 내집 마련의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센터장은 "세입자를 곤란하게 하는 건 지양해야 하지만 집이 마음에 든다면 불안해하는 집주인과 협상해 저렴한 가격으로 절충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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