팡파르는 4주년 기념일에 나흘 앞선 21일 '이명박 정부 4년, 경제분야 주요 성과'란 제목의 400쪽 분량 보고서로 청와대가 먼저 울렸다. 두 번의 글로벌 위기를 가장 빨리 극복했다며 20대 성과를 꼽았다. 특히 '이명박 정부의 경제에 대한 오해와 진실'이란 부속 자료에서는 양극화가 개선되고 중산층이 늘었다며 그 증거로 2010년 지니계수와 중산층 비중 통계를 제시했다. 하지만 사흘 뒤 발표된 통계청 자료에서 2011년 지니계수와 중산층 통계 모두 2010년보다 나빠진 것으로 나타나 웃음거리가 되고 말았다.
어제 나온 농식품부 자료는 MB정부 최대 성과로 농협 개혁을 꼽았다. 하지만 이는 막 시작 단계로 벌써 잡음이 많을 뿐더러 농민에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갈지는 더 지켜볼 일이다. 자유무역협정(FTA) 확대에 따른 시장개방과 양극화로 가장 큰 고통을 받는 게 농민이고 배추 파동에 구제역 여파로 신음하는데 주무 부처는 현안 챙기기보다 겉치레 홍보에 바쁘다.
청와대와 정부부처의 시리즈 자료를 보면 우리 경제는 잘 돌아가고 국민생활도 문제가 없다. 정책 실패와 반성은 없고 성과만 죽 나열한 자가발전 성적표를 믿을 국민이 얼마나 될까. MB정부는 끝난 게 아니다. 아직 1년이 남았다. 치적 평가는 5년 임기가 끝날 무렵 국민이 하는 것이지 미리 앞서 정부 스스로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지난 4년 치적에 대한 홍보에 열 올리며 시간을 보내기에는 지금 대내외 상황이 너무 엄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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