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업계 토종 명품식품장인 발굴해 차별화 전략으로 승부

장인들의 스토리에 소비자들 마음을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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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문옥례 명인은 농림수산식품부가 지정한 고추장 명인으로서 고추장의 본고장인 순장에서도 유일한 명인이다. 7대에 걸쳐 내려오는 전통 장 제조법을 이어가고 있으며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메실 고추장을 만드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롯데백화점을 통해 유통되고 있는 문 명인의 고추장은 입소문을 타며 백화점내 대표 장인식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백화점 식품매장하면 으리으리한 수입식품 매장이 떠오르지만 요즘은 상황이 바뀌었다. 식초, 참기름, 된장 등 전통방식을 재현한 토종명품들이 전면에 배치되며 눈에 자주 보이기 때문이다.

아무도 찾지 않는 시골 한구석에서 전통 비법만을 고집하며 자신의 이름을 걸고 제품 생산에 올인 하는 토종식품 장인들을 백화점 바이어들이 발품팔아 찾아 나섰다.
평소에 사먹던 식초, 참기름, 된장 보단 비싸지만 자신이 먹기 위해 또 선물하기 위해 찾는 사람들이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백화점도 단순한 상품을 넘어 보통 사람의 진솔한 노력과 그 속의 사연을 찾아 나서는 시대가 온 것이다.

롯데백화점에서의 지난 달 말 장인들이 만든 김치ㆍ장류 매출 신장률은 11.0%에 달한다. 양과ㆍ한과 역시 8.0% 매출이 늘었다. 상품에 대한 스토리와 진한 전통의 맛이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만든 것.


김태건 롯데백화점 식품MD팀 선임상품기획자(CMD)는 "최근 웰빙 식품이 각광 받으면서 명인이 수제로 만드는 전통 식품을 고객들이 선호하고 있다"며 "지역별로 유명한 명인들과 수시로 접촉하며 좋은 상품을 고객들에게 선보이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화점 바이어들의 명인 발굴은 눈물겹다. "내 새끼 같은 제품이 다른 집에 가서 소박 떼기가 되는 게 싫다"며 상품 판매 자체를 거부하는 장인들이 대부분이기 때문.


바이어들은 몇날 몇일을 모텔에서 토막잠을 자며 장인들을 설득하기 위한 허드렛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간혹 끝까지 상품화를 거부하는 장인들이 있지만 대부분은 바이어들의 진심을 알고 마음을 연다.


백화점업계에서 명인상품화에 가장 활발한 현대백화점은 업계에서 유일하게 명인명촌 전문 바이어까지 신설해 전담하고 있다. 관련 코너도 따로 마련해 토종특산물 편집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권순건 현대백화점 명인명촌 바이어는 "수년 전 이런 명인들의 상품을 행사를 통해 판매해보고 VIP고객들에게 소개해보며 일찌감치 '뜰 수 밖에 없다'는 가능성을 직감했다"고 말했다.


2009년 장인,명인들의 상품을 패키지화, 브랜드화해 처음 판매한 이후 윤원상(참기름). 김길봉(김), 김인순(볶음고추장),박성춘(토판염) 등 15명 명인의 42개 품목 판매해 1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0년 20명 76품목으로 늘려 9억3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지난 해에는 28명 98품목으로 기존 매장 매출 신장 및 신규매장 추가로 27억 매출을 달성했다.


권 바이어는 "먹을거리가 흔해지면서 생산자와 소비자는 오히려 더 멀어지고 있지만 특산물중엔 흔한 식품이지만 생산자가 자신의 이름과 인생을 걸어 토종 명품으로 재탄생시킨 사례가 많고 고객들도 그런 뒷 이야기를 제품 선택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다" 고 전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대한민국 명인지정 35호인 기순도 여사의 된장으로 짭짤한 재미를 거두고 있다.


360년 전통 전남 담양의 장흥 고씨 종가에 가면 360년 역사의 전통 장을 맛 볼 수 있다. 임진왜란 때 의병장 고경명의 14대이자 양진제(고세태) 문중 10대 종부인 기순도 명인이 가문 전래의 비법으로 전통 장류를 빚는다.


지난 2008년부터 식품 바이어를 시작한 신세계백화점 신선식품팀 우동숙 바이어는 장류 상품개발을 하는 1년간 순창, 전주, 담양, 상주, 보은 포천, 안성 등 전국의 유명 산지를 방문했다. 전라도 김치 박람회, 전주 식품 박람회, 부산 향토 음식 박람회 등 전국 곳곳에서 열리는 음식 관련 박람회에 찾아 다녔다.


2008년 발령 후 1년 동안 상품 발굴을 위해 다닌 거리만 10만 km 이상으로 지구 두바퀴 반이 넘는 거리다.


우 바이어는 "일주일에도 2~3번씩 전국을 무대로 출장을 다니고, 가게 되면 1박을 해야 하는 경우도 많아 집을 비우는 경우가 많은데 바쁜 며느리를 위해 육아와 집안 살림을 맡아 주신 시어머니의 후원이 없었다면 이처럼 회사 일에 전념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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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지방자치단체와 관련업계에서는 토종 명품 장인 발굴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전통생산 방식과 식문화 보존, 지역명소화 등이 장점이 될 수 있다는 설명.


백화점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역 장인의 입장에서는 거래선을 손쉽게 뚫을 수 있고 백화점은 제품의 프리미엄화와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좋아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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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초희 기자 cho77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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