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급회담도 중단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북한에 대해 유연화 가능성을 내비쳤던 이명박 정부의 집권 하반기 대북정책이 하나둘 구체적인 성과물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대외활동을 시작한 김정은 체제의 북한은 정작 남한과 대화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정부는 최근 개성공단 활성화를 위해 설비반출 등도 허용키로 했다. 정부 당국자는 "5ㆍ24조치를 유지하는 선에서 입주기업들의 생산효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라고 설명했지만 대북 유연한 조치를 늘리기 위한 수순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잇단 유화 제스처에도 북한은 무대응이다. 그러나 미국, 중국 등 주변국들과는 본격적인 왕래를 시작했다. 오는 23일에는 김정일 위원장 사망 후 처음으로 북미간 고위급회담이 베이징에서 열린다. 북한은 또 중국과는 라진·선봉지역에 30억달러 이상 투자하는 안을 확정했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는 정부와 협의해 남북간 축구대회·서울시향 평양공연을 추진키로 했다. 여기에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특히 야권성향으로 분류되는 박원순 시장이 직접 공언했던 일인 만큼 북한도 이번 사안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나오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온다. 박 시장이 주도하는 이번 행사만 북한이 선별적으로 받아들일 경우 현 정부의 대북정책이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정부 내에서도 대북정책을 추진하는 데 온도차가 있는데다 기본적으로 원칙론이 유지되고 있어 단기간 내 북한의 태도변화를 기대하긴 힘든 상황"이라며 "북한 역시 대남갈등구조를 유지해 내부적으로 권력 안정화를 도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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