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핸드볼팀 창단식에서 하이닉스 공장 방문까지. 최태원 SK 그룹 회장이 이달 들어 빈번하게 현장방문에 나서고 있다. 현장을 돌아보며 직접 사업을 점검하는 것은 물론 평소 만나기 어려운 임직원들과 스킨십도 갖는다.
최 회장은 15일 하이닉스 이천공장과 청주공장을 잇따라 방문했다. 생산설비에서부터 연구소와 협력업체까지 둘러보는 강행군이 오후 늦게까지 이어졌다.
그는 작업복을 입고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함께 직접 배식을 받아 점심식사를 하고 연구소에 들러 개발상황을 점검했다. 또 차세대 사업군으로 주목하고 있는 낸드플래시 생산라인도 살펴봤다.
11년 만에 새로운 오너의 방문으로 묘한 긴장감이 흘렀던 하이닉스 공장은 최 회장이 “하이닉스가 행복할 때까지 어떤 역할도 마다하지 않고 직접 뛰겠다”며 임직원을 다독이자 한순간에 분위기가 눈 녹듯이 풀렸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등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서도 최 회장은 올 들어 현장경영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스위스 다보스포럼 참석에 이어 이달 들어 SK루브리컨츠 핸드볼팀 창단식과 하이닉스 이사회에도 직접 참석했다.
특히 SK그룹은 최 회장이 연초 어느 사업장을 방문하느냐에 따라 그 사업의 성과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았다. 작년 1월 2주간 최 회장은 브라질과 호주를 방문, 해외 자원개발을 점검하고, 7월 자원개발 매각으로 24억달러(2조6000억원)를 벌어들였다.
또 4월 최 회장은 터키 방문을 계기 삼아 최근 터키 국영 전력회사와 20억달러 규모의 발전소 건설을 수주했으며 인도네시아 윤활기유 공장 방문 이후 6개월 만에 스페인 윤활기유 사업에 진출하는 등 성과를 맺어왔다. 때문에 최 회장이 잇따라 하이닉스를 방문하는 것을 두고 반도체 사업의 성장을 조심스럽게 예상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생산공장을 두 달 새 잇따라 방문하는 것만 봐도 하이닉스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며 “현장경영을 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외부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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