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전문 경영인은 능력에 비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한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적어도 주식시장에서는 말이다. 대표적인 전문경영인 기업인 포스코와 KT도 현대제철과 SK텔레콤 등 오너 기업에 비해 주가는 두드러질만큼 오르지 못했다. 오죽하면 연임이 확정된 정준양ㆍ이석채 회장이 자사주 매입은 물론 전담 조직을 통해 주가관리를 하라고 강하게 주문할 정도이니 말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주가는 오르지 않았다. 남 사장 취임 당시 시가총액은 5조2000억원에서 현재는 5조5000억원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현대중공업의 시가총액이 4배, 삼성중공업이 2배 오른 것에 비하면 평가를 제대로 못 받았다. 일부에서는 전문경영인의 한계 때문이라는 설명을 한다. 하지만 조선사업이 워낙 전문성이 요구되는 사업이다 보니 현대중공업이나 삼성중공업도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분석이 100% 맞는다고 할 수 없다.
결과적으로는 오너에 버금갈만큼 회사를 책임질 주인이 없었다는 게 문제인 듯 하다. 그렇다면 최대주주인 산업은행도 주가를 부양해야 할 책임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근본적인 원인을 고민하지 않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도 없이 그저 남 사장에게 책임을 떠 넘기는 산은의 행태에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채명석 기자 oricms@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