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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업계의 '앙팡테리블'이 눈물 흘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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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업계의 '앙팡테리블'이 눈물 흘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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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그렇게 열심히 하셨는데.." 참석자들은 하나같이 안타까워 했다. 일부는 남의 일 같지 않은지 눈물까지 보였다.

지난 12일 오후 서울 2호선 합정역 인근의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팟캐스트 '벤처야설' 녹음 현장 분위기는 침울했다. 벤처야설은 벤처 기업가의 경영 애로사항을 듣는 주간 방송으로 이날 9회째를 맞았다.
이날 초대손님은 위인터랙티브 임현수 대표(32·사진). 임 대표는 중증 뇌성마비라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IT업계의 기대주로 인정받는 인물이다. 그는 정보통신부 장관상 4회, 중소기업청장상 3회 등 지난 10여년간 굵직한 상만 16회나 받았다. 2010년 포춘은 그를 'IT업계의 앙팡테리블'로 선정하기도 했다.

임 대표가 털어놓은 사연은 이랬다. 정부기관의 산학연구 과제에 응모했으나 과제가 거의 끝나갈 즈음 갑자기 중복 지원을 했으니 지원금 1억3000만원을 한 달 안에 되돌려 달라는 통보를 받았다는 것. 정부는 중소기업기술개발지원사업 통합지침을 근거로 내세웠다.

임 대표는 1년전쯤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이하 기정원)에 '소설네트워크 분석 솔루션'에 관한 과제를 신청했다. 총 5가지 과제를 신청했으나 기정원은 중복된 과제는 제외하고 3가지 과제를 선정, 지원했다.
지원 받은 돈을 쏟아 부으며 노력 끝에 개발 완료를 눈앞에 두고 있었다. 그런데 느닷없이 진행 중인 3가지 프로젝트 중 한 가지가 중복됐으니 지원금을 모두 돌려달라는 통보가 온 것이다. 과거에 지원받아 진행해오던 다른 과제가 문제였다. 그러나 그것과 새로 신청한 과제가 중복 처리되리라고는 임대표도 생각하지 못했다.

임 대표는 "잘잘못을 떠나 벤처기업에게 1억3000만원의 거금을 한달안에 돌려달라는 게 말이 됩니까? 이건 죽으라는 얘기랑 마찬가지 아닙니까?"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은행 대출을 받으려고 해도 심사에 한 달이상 걸린다. 사무기기 등을 현물로 대납할 수 있다지만 얼마나 제 값받고 처분 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여서 속만 탄다.

해당 규정은 중복과제를 여러 개 신청해 편법으로 정부 지원금을 '낚는' 악덕 벤처를 걸러내기 위한 것이 목적이다. 그런데 석연찮은 관리지침으로 제대로 기술 개발을 하는 기업까지 한순간 폐업위기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임 대표가 사실상 개발을 끝낸 과제는 인터넷 상의 빅데이터(big data)를 처리하는 기술이다. 이를 이용하면 하루에도 2억건이상의 메시지가 올라오는 트위터 등의 대용량 데이터를 가치있는 정보로 바꿀 수 있다.

빅데이터 관련 기술은 세계 선진 기업들도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분야다. 세계적인 IT 기업 오라클도 차세대 먹거리 사업으로 '빅데이터' 처리 기술을 꼽았으며 야후는 14일 빅데이터를 이용해 성별·나이·기호에 따라 맞춤형 뉴스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벤처야설 진행자 이정석 LB인베스트먼트 투자심사역은 "법이 모든 케이스를 아우를 수는 없지만 사업하는 입장에선 아쉬움이 늘 따른다"며 "정부 R&D 과제가 지원금 1억원짜리나 수천만원짜리나 환수 등의 관리 지침이 단일하다는 점은 벤처기업들에게 추후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동 진행자인 박영욱 올블로그 대표는 "창업을 꿈꾸는 이들도 정부과제 신청시 신중을 기해야 하겠지만 중소기업청도 벤처가 처한 세부적인 문제점을 살피는 등 지원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정원은 13일 위인터랙티브에 대한 2차 심의위원회를 열고 14일 오후 임현수 대표와 만나 애로사항을 청취할 예정이다.



박충훈 기자 parkjo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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