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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세일, 주말이 미쳤다···본사도 놀라는 '명품狂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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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 중구 신세계 백화점 해외명품대전 행사장 앞에 긴 대기줄이 만들어졌다.

▲11일 서울 중구 신세계 백화점 해외명품대전 행사장 앞에 긴 대기줄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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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잠시만 대기해주세요. 행사장이 너무 붐벼서 잠시 기다리시면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지난 11일 서울 중구 신세계 백화점 6층 이벤트홀에는 이례적으로 루이뷔통, 프라다 매장에서나 볼 수 있었던 긴 대기줄이 만들어졌다.
40여개의 해외 명품 브랜드들을 최대 70%까지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는 '해외명품대전' 행사장에 들어가기 위해 수백명의 인파가 몰려들었다.

혹시나 모를 사고에 대비해 수십명의 보안요원이 무전기를 들고 행사장을 지키는 등 일반적인 백화점 세일 행사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신세계 백화점은 이날 아르마니, 돌체앤가바나, 디젤, 코치 등 전통적인 명품 브랜드와 함께 최근 큰 인기를 얻는 알렉산더 왕, 요지 야마모토,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 닐 바렛, 이자벨 마랑, 모스키노, 비비안웨스트우드, 알렉산더 맥퀸, 마르니 등 총 200억원가량의 물량을 풀었다.
이날 명품세일 행사장에는 대형마트에서나 볼 수 있는 커다란 바구니까지 등장했다. 한 40대 부부는 바구니 가득 세일가격으로 15만원대인 아르마니 셔츠를 쓸어 담았다. 바구니 한가득 할인명품을 쓸어 담는 쇼핑객들의 모습에서 '명품광풍'에 휩싸인 한국인들의 자화상을 볼 수 있었다.

바구니가 넘칠 정도로 옷을 구매한 한 20대 커플은 “인기 제품인데 가격이 너무 좋아서 야상점퍼, 티셔츠, 청바지까지 봄 옷을 한 번에 여기서 다 샀다”며 계산대로 발걸음을 옮겼다. 할인가격이 30만~40만원대인 디젤 청바지의 경우 행사 첫날 이미 100장가량이 빠져버렸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유환염 신세계 백화점 패션담당 바이어는 “지난해 동시간대와 비교할 때 2억원 정도 더 많이 팔렸다”면서 “작년 명품대전 행사로 약 25억원 정도 매출을 올렸는데 올해는 28억~30억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경기가 안 좋다고는 하지만 명품 수요는 여전하다”면서 “특히 이런 할인행사는 손님들이 절대 놓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경기침체로 백화점 신장률은 한 자릿수로 떨어졌지만 해외명품은 20% 이상 지속적인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나칠 정도로 대중들이 열광하는 '명품광풍'은 유독 한국사회에서만 볼 수 있는 현상이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파리에서는 샤넬백을 메고 지하철을 타는 사람들을 상상할 수도 없다”면서 “유독 아시아 지역, 특히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현상”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그렇기 때문에 명품업체들이 고객층을 제한하기 위해 엔트리급 제품 가격만 계속해서 올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득 수준을 넘어서는 소비를 즐기는 한국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얘기다. 한달치 월급을 넘어서는 수백만원대의 명품을 카드빚을 내서라도 사고야 마는 한국인들의 모습에는 어딘가 지나칠 정도로 병적인 집착이 보인다.

유럽 명품업계도 한국에 불어온 대중적인 '명품열기'를 의아하게 여기고 있을 정도다.

명품업계 한 관계자는 “본사에서도 한국의 명품 열풍을 신기하게 생각한다”면서 “유럽에서는 명품을 대중 소비 제품이 아닌 아예 소비층이 다른 제품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그는 “대중들은 자신의 소비 수준을 넘어서는 명품에 관심을 두지 않고 대중매체들도 이에 대한 언급을 별로 하지 않는다”면서 “따라서 명품가격이 얼마나 오르든지 그런 것이 문제가 되는 한국사회가 어찌 보면 좀 이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그는 “명품이라는 것은 가격을 떠나 히스토리와 브랜드력을 가진 제품을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한국 사회도 뭐가 좋다고 하면 모두가 따라가는 그런 분위기가 아닌 자신이 좋아하는 브랜드, 각자의 취향을 찾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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