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겨울 한파로 출하량 급감
-장미 14%, 소국 34% 값 올라
-기름값마저 치솟자 화훼농가 문 닫는 곳 속출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더라온플라워 사진 제공/기사 내용과는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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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여섯 살배기 조카의 유치원 재롱잔치를 찾은 직장인 최모(32)씨는 꽃다발을 살까 고민하다가 이내 발길을 돌렸다. 사탕을 꽂아 탐스럽게 꾸민 꽃 한 다발이 3만원이나 됐기 때문이다. 최씨는 “졸업시즌을 감안하더라도 가격이 너무 비싸졌다”고 말했다.

연중 꽃 수요가 가장 많이 몰리는 2월이지만 꽃집이나 화훼농가, 꽃시장의 분위기는 어둡기만 하다. 55년 만의 늦겨울 한파가 찾아와 꽃 출하량이 줄면서 가격이 크게 올라 소비가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름값마저 치솟아 문닫는 화훼 농가들도 속출하고 있다.


10일 양재동 화훼공판장에 따르면 지난 1월 절화류(꽃꽂이,꽃다발,화환용 꽃)의 출하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7% 감소했다. 동절기 한파와 일조량 부족 등으로 작황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절화중도매인연합회 전후석(54)씨는 “몇 년 전까지는 자정에 시작한 경매가 새벽 4~5시까지 이어지곤 했지만 지금은 3시 이전이면 끝날 정도로 출하물량이 줄었다”고 전했다.


화훼농가들이 비닐하우스 온도를 조절해 졸업시즌에 맞춰 출하해왔지만, 올해는 한파가 이어져 물량 조절이 원활하지 못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물량감소는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1월 기준 화훼공판장에서 거래되는 도매가는 장미 14%, 거베라 18%, 안개꽃 16%, 백합 1%, 국화 소국 34%씩 인상됐다. 장미 10송이(상품)는 도매가 1만4000원까지 올랐으며 이를 최종 소비자들이 구매할 때 장미 한 송이는 2000~2500원 수준이다.


서울 용산구의 한 꽃집 직원은 “안개꽃 등을 넣어 꽃 한 다발을 만들 경우, 가장 보편적인 가격이 3만~4만원대이고 포장지를 고급스럽게 맞춘다면 5만원까지 간다”고 말했다.


이처럼 가격이 오르면서 소비량은 크게 줄었다. 전씨는 “경기가 부진한 지난해도 소비량이 많진 않았지만 올해는 이보다 10%가량 더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용산 꽃집 직원도 “꽃 소비도 경기가 좋을 때 얘기지 지금은 수요가 너무 없다. 졸업식 때 학교 앞에서 장사하는 사람들도 눈에 띄게 줄었다”고 푸념했다.


장미 등 절화류는 그나마 사정이 낫다. 경기에 특히 민감한 분화 등 관엽류는 가격이 떨어졌는데도 매기가 없다는 게 꽃시장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김수일 한국화훼농협 경매사는 “관상용 분화는 특별한 행사나 가게 점포 오픈 등이 있을 때 잘 나가는데 경기가 좋지 않아 이런 재미가 없어졌다”면서 “가격이 전년 대비 10%나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반 분화는 이른 봄에 환경 미화할 때 쓰이는 데 최근 늦겨울 한파 때문에 수요량이 굉장히 감소했다. 매출 규모로 따지면 30~40%까지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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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다 보니 일부에서는 화훼농장을 접는 경우도 있다.


화원연합회 관계자는 “졸업시즌 장사를 포기하는 농가들이 많다”고 전했다. 그는 “화훼농가에는 지금이 극성수기인데 기름값이 너무 많이 들어가니 추운 날씨에 내내 보일러를 틀 수 없어 조기 포기하는 것”이라면서 “배추 농사 갈아엎는 것처럼 화훼농가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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