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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구왕 박종완 대표, 역외탈세 혐의 무죄판결

최종수정 2012.02.10 08:39 기사입력 2012.02.0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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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국내 거주자로 보기 어려워 세금 납부 의무 없다" 판결

[아시아경제 이상미 기자]법원이 400억원대의 세금을 포탈하고, 1000억원에 이르는 재산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로 기소된 ‘완구왕’ 박종완(64) 에드벤트엔터프라이즈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박 대표는 해외에서 수집인형으로 인기를 끈 ‘비니 베이비’ 등을 미국에 수출해 큰 돈을 벌어들이면서 일명 ‘완구왕’으로 불렸다. 완구왕 사건은 '선박왕' 권혁(62) 시도상선 회장, '구리왕' 차용규(56)씨 사건 등과 함께 국세청이 조사한 대표적 역외탈세사건으로, 이번 판결이 유사한 혐의로 기소된 두 사람의 재판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김시철 부장판사)는 세금 437억원을 포탈하고 947억원 상당의 재산을 해외에 은닉·도피한 혐의(조세포탈 및 재산국외도피)로 기소된 박 대표와 그의 자산관리 담당자인 벤엔피 대표이사 강모(52) 씨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박 대표의 조세포탈혐의에 대해 “1997년부터 2000년까지 미국영주권자였던 그가 당시 해외에서 벌어들인 원천소득에 대해 종합소득세를 낼 의무는 없다고 판단했다.

조세포탈죄가 성립하려면 박 대표가 국내에 소득세를 납부할 의무가 있는 ‘거주자’이거나 ‘비거주자로서 국내원천소득이 있는 개인’이어야 하기 때문에 박 대표를 국내 거주자로 볼 것인지가 유·무죄를 가리는 쟁점이 된다.
재판부는 "1992년 박대표가 가족과 함께 모두 미국으로 이주한 다음 그 가족들은 미국에 계속 거주해왔으므로 박 대표가 국내에 장기 체류했다 하더라도 한미조세협약에 따라 ‘미국 거주자’로만 간주돼 우리나라에 세금을 낼 의무는 없다"고 판결했다. 한미조세협약에 따르면 한미 양국 모두의 거주자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개인이 그의 가족과 함께 거주하는 장소’를 기준으로 삼는다.

재판부는 재산 국외 도피 혐의에 대해 홍콩법인인 근도 인터내셔널에서 발생한 이익금을 국내로 반입해야 할 의무가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근도 인터내셔널은 홍콩에서 실질적으로 영업활동을 하던 법인이었고, 투자수익 국내 회수의무가 있는 근도HK와는 다른 법인"이라며 “근도 인터내셔널과 근도HK의 최대주주가 모두 박대표이므로 둘은 실제 하나의 법인”이라는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주식회사가 지배주주와 구분되는 별개의 법인격을 가지기 때문에 주식회사의 주식이 사실상 한명의 주주에 속하는 1인회사라도 회사와 주주는 분명히 별개의 인격체로서 1인회사의 재산이 곧 그 1인주주의 소유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근도 인터내셔널에서 운영수익금이 발생했다고 해도 배당절차를 거치기 전에는 최대주주인 박씨에게 배당됐다고 볼 수 없으며, 근도 인터내셔널이 운영수익금을 다른 나라 법인에 송금했다고 하더라도 박씨가 배당금 국내 회수 의무를 어겼다고는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상미 기자 ysm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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