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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세 혐의 '구리王', 1조 어떻게 벌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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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국세청이 '1조원대의 자산가' 차용규씨(55·사진)에 대해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박왕' 권혁 시도상선 회장에 이어 추징 규모가 수천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여 조사 결과가 주목된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최근 차씨가 대주주로 있던 '카작무스' 지분을 팔아서 번 1조원에 대해 역외탈세 혐의를 잡고 조사에 나섰다.
차씨가 받고 있는 혐의는 그가 런던 증시에 상장된 카작무스 지분을 매각해 얻은 소득 1조원을 신고하지 않고 버진아일랜드 등 조세 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두고 탈세한 혐의다. 또 말레이시아 라부안 등에 숨겨둔 자금을 국내로 들여와 거액의 부동산에 투자한 뒤 탈세한 혐의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씨는 2008년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세계의 부자 1000명'에 이름을 올렸을 정도로 엄청난 자산가다. 당시 14억달러(약 1조5000억원) 재산으로 한국에서 8번째, 세계적으로는 843번째 부자였다.

차씨는 삼성물산에 다니는 평범한 샐러리맨에서 억만장자로 거듭나 더욱 화제가 됐다. 1995년 삼성물산 독일 프랑크푸르트 지사에서 부장으로 일하던 차씨는 카자흐스탄의 최대 구리 채광·제련업체 카작무스(당시 제즈카스간 동 콤비나트)를 위탁 경영하라는 회사의 임무를 받는다. 당시 카작무스는 파산 직전의 골칫덩어리 국영기업이었다.
이후 차씨는 2000년 6월까지 5년 동안 카작무스의 경영을 주도했다. 삼성의 위탁경영으로 카작무스 경영이 정상화되면서 실적도 점차 나아졌다. 그러자 삼성물산은 자회사인 삼성홍콩과 함께 카작무스 지분을 사들여 2000년 7월 42.55% 지분을 가진 2대 주주가 됐다. 이후 삼성물산은 카작무스가 상장되기 전인 2001년 10월, 2004년 8월 등 두 차례에 걸쳐 지분을 모두 매각했다.

삼성으로부터 헐값에 지분을 산 사람이 바로 차씨다. 그는 자신이 100% 지분을 갖고 있는 페리 파트너스라는 회사를 통해 삼성이 매각한 지분을 모두 사들였다. 그후 1년이 지난 2005년 10월 카작무스는 런던증권거래소에 상장됐고 곧바로 거대 회사로 성장했다. 차씨는 1년 뒤인 2006년 9월 대표이사 사직과 함께 지분을 모두 팔아치워 1조원이 넘는 차익을 챙겼다.

당시 삼성물산이 카작무스 지분을 차씨에게 전량 매각하면서 차씨 재산과 삼성 비자금 연계설이 부각되기도 했다. 삼성 측은 이듬해 카작무스가 런던 증시에 상장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도 차씨에게 지분을 매각했기 때문이다. 당시 경제개혁연대는 삼성이 차씨 회사를 활용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며 특검을 요구했지만 없던 일이 됐다.

이후 차씨는 영국과 홍콩을 오가며 조세 회피지역인 말레이시아 라부안에 본사를 두고 있는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었고 기업 활동을 하지 않는 휴면법인도 인수해 국내 부동산을 대거 구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국세청 조사는 비자금 등 삼성과 관련된 것이 아닌 차씨 탈세 혐의에 한정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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