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약발이 떨어진 것 일까.


그동안 무소불위의 힘을 발휘하며 자본시장을 좌지우지 했던 S&P의 국가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후폭풍을 찾아 볼 수 없다. 신용등급이 강등된 유로존 국가의 국채금리가 급등하기는커녕 오히려 하락했고, 유럽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도 무덤덤한 반응 일색이다.

급기야 유럽연합(EU)측은 “S&P의 등급 강등은 시장상황과 동떨어진 결정”이라는 폄훼발언도 서슴지 않고 있다.


S&P는 지난 13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로존 9개국 신용등급을 무더기로 하향조정한 데 이어 16일 유로존 위기국에 구제자금을 대주는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최고 등급인 AAA 지위를 박탈했지만 글로벌 자본시장은 ‘이미 예견된 일’이라며 미동도 않고 있다.

사실 EFSF는 상설구제금융펀드인 유럽재정안정메커니즘(ESM)이 오는 7월 설립될 때까지 유로존 재정위기의 방패 역할을 해야 한다. 따라서 EFSF의 최고 신용등급 지위는 필수다. 신용등급 강등여파로 표면적으론 기존보다 더 많은 준비금을 쌓아야 하고 금리로 높아질 수밖에 없다. 준비금 증가는 결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에 지원할 자금이 줄어들거나 아니면 독일 등 우량 국가들이 더 많은 돈을 내놔야 할 판으로 ‘S&P 강등’은 경우에 따라서 매우 심각한 상황을 연출 할 수 있다.


하지만 채권시장 참여자는 S&P 강등을 개의치 않는 것 같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EFSF 등의 채권 매각 입찰은 전날의 등급 강등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으로 끝났다. EFSF는 독일 분데스방크가 대행한 6개월 만기 채권 입찰에서 당초 목표액은 150억 유로 어치를 평균 수익률(금리) 0.2664%에 모두 매각했다. 또 모두 460억 유로 어치의 매수 주문이 쏟아져 목표액보다 수요가 3.1배나 많았다.


이에 앞서 프랑스는 이전 보다 낮은 이자로 86억 유로어치의 국채 발행에 성공하는 가하면 초 목표액인 50억 유로엔 약간 미치지 못했으나 스페인도 이날 1년(2.049%) 및 1년 6개월(2.399%) 만기 국채 48억8000만 유로 어치를 매각했다. 금리는 예상보다 낮았으며 지난해 12월에 비해선 절반 수준이었다. 벨기에 역시 1년 물 국채를 지난달의 절반 수준의 금리인 1.162%로 팔았다.


EFSF 등급 강등에도 유럽증시는 상승했다. 1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일 종가보다 0.65% 오른 5693.95로 거래를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도 전일 종가 대비 1.82% 오른 6332.93,프랑스 파리증시의 CAC 40 지수도 1.40% 오른 3269.99로 장을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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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스 레글링 EFSF 총재 “단 한 개의 신평사만 등급을 강등한 상태에 따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없다”면서 “무디스, 피치 등 다른 두 중요 국제신용평가가 합세하지 않았기 때문에 S&P의 단독 강등에 따른 영향은 없다”고 일축했다.


한편, 이날 국내증시도 프랑스의 국채 발행 성공에 힘입어 주가가 크게 올랐다. 코스피 지수는 전 날보다 33.47포인트(1.80%)오른 1892.74로 거래를 마감했다. 종가기준으로 1890선을 넘은 것은 지난해 12월 12일 이후 한 달여 만이다.


이규성 기자 bob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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