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매매 성행한다"(육아정책연구소)
설치인가제도 개선 필요
[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최근 어린이집 매매가 성행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어린이집 매매는 어린이집의 안정적 운영을 보장하지 못할 뿐더러 보육의 질 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다.
17일 육아정책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어린이집 설치ㆍ인가 실태와 개선 방안'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어린이집 신규 설치 건수 중 신규 인가 비율은 줄어들고 대표자 변경에 따른 변경 인가 건수는 증가하는 추세다.
2008년 변경 인가 건수는 전체 신규설치 건수의 58.6%였으나 2010년에는 70%에 달했다. 특히 2010년 기준으로 신규 인가 설치시설은 578개에 불과하지만, 변경인가 건수는 1335개로 2.3배를 넘었다. 변경인가 건수가 급증 배경은 비싼 권리금을 받고 어린이집을 사고 파는 매매가 성행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보고서는 "이같은 어린이집 매매가 보육 서비스의 질적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익을 내기 위해 부실운영이나 불안정한 운영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것. 실제로 투자한 권리금을 충당하려고 영유아를 허위 등록해 부정수급을 받거나, 급식과 시설 운영 부실 사례도 다수 발생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0년 부정수급으로 적발된 시설은 1099개소이며 부정수급액 규모는 68억원에 달한다. 원장이 자주 바뀌어 어린이들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어렵다는 것도 문제다.
보고서는 설치 인가제한 제도를 매매 발생의 배경으로 꼽았다. 원래 인가제한은 보육시설 난립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그러나 동시에 새로운 보육시설이 생기는 것을 제한해 기존 보육시설 운영자의 기득권만 보호하고, 경쟁을 통해 열악한 어린이집이 퇴출되는 통로를 차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특정 지역에서 보육정원이 보육수요보다 많고, 동시에 보육시설 현원이 보육시설 정원보다 작으면 인가를 제한할 수 있다고 정한 인가제한기준이 문제"라며 "단순히 수요와 공급뿐만 아니라 보육서비스의 질을 고려해야 하며, 정부가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에는 어린이집을 설치할 수 있도록 단서조항을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어린이집이 늘어나면 보육 아동도 같이 늘어난다는 주장이다. 보고서는 "보육수요와 공급은 상호 영향을 주는 요인"이라며 "어린이집이 많은 지역일수록 기관 이용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한 개인이 설치할 수 있는 보육시설 개수를 제한하고, 신규 혹은 대표자 변경 시 부채 비율이 일정 기준 이상인 시설은 인가하지 않는 등 어린이집 설치와 대표자 변경 기준을 강화하는 것도 해결책으로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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