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적으로 일반적 사망의 원인을 노화나 질병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선 두 사람의 죽음이 남북한 대치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주된 원인이라며 김정은 정권을 힘들게 하려면 보수가 집권해야 한다는 말들을 한다. 그러나 이것은 막역한 지인들의 거리낌 없는 모임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일 뿐이다. 농담의 배경 역시 철권통치가 사라지고 북한의 인권이 회복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통일의 염원일 것이다.
오랜 침체의 바닥에서 흑룡의 용트림을 기대하는 우리 국민 앞에 2012년은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급박한 위험과 절취부심의 기회가 상존하는 시점이다. 북한과 거래를 했던 한 대기업은 매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으며 북한을 한 나라로 인정하고 우대를 하고자 했던 정권은 교체되었다.
그러나 이것은 역사적 과정에 불과하다. 시장을 시장으로 볼 때만 경제적 유익을 정확히 계산해 낼 수 있다. 누가 무엇이라고 해도 북한은 우리나라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시장임에 틀림이 없다. 북한의 GDP가 5000달러만 되어도 한국 기업들은 호황을 누릴 것이다. 그들의 의식주가 우리와 너무 흡사하기 때문이다. 2000만명 중 최소한 500만명의 숙련된 노동력은 말이 통하는 우리나라 기업에게 또 다른 원가절감의 기회를 줄 수 있다. 정치적 관점이나 인도적 관점, 또는 경제적 관점에서 북한을 바라본 해박한 지식의 글도 많이 있지만 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금이라는 시점이며 그 시점을 낚아채는 발 빠른 행동이다.
어떤 시대, 어떤 나라든지 시장을 무시한 정책과 정권은 오래 가지 않는다는 교훈을 우리는 익히 잘 알고 있다. 28살 김정은의 권력 힘을 계산하기보다 시장으로서 북한을 바라보며 차분히 준비해나가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 지혜가 우리나라를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국가로 만들어 갈 것이다.
2008년도 통계에 의하면 남북이 합하면 약 7200만명의 인구로 세계에서 17위 정도가 되는 큰 시장을 만들어갈 수 있다. 주먹구구식이지만 인구 규모가 세계 17위가 되면 현재 10위권인 우리나라의 경제규모는 쉽게 5위권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통일비용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독일과 같은 사회주의적 통합은 많은 비용을 지불할 수밖에 없지만 두 개의 상호 의존적 시장을 연계하는 시장주의적 연합은 그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이에 관한 열린 토론이 2012년 대한민국의 새로운 희망이 되기를 소원한다.
윤주선 한호건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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