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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베지마라'..북한산 '송금비' 서울시 문화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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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북한산 둘레길 내시묘역길 구간에 있는 '경천군 이해룡 송금물침비'의 모습. '경천군에게 하사한 경계 내의 소나무를 베는 것을 금하니 들어가지 말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서울 북한산 둘레길 내시묘역길 구간에 있는 '경천군 이해룡 송금물침비'의 모습. '경천군에게 하사한 경계 내의 소나무를 베는 것을 금하니 들어가지 말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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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조선시대의 자연보호 정책을 기록한 비석이 서울시 문화재로 지정된다. '소나무의 무단 벌목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북한산 '송금(松禁)비'가 그 주인공이다.

서울시는 북한산 둘레길 내시묘역길 등에서 발견된 '경천군 이해룡 송금물침비' 2기를 오는 3월 안에 서울시 문화재로 지정할 계획이라고 11일 밝혔다.
'송금비'는 조선시대 왕이 하사한 땅 안팎의 소나무를 무단으로 벌목하는 것을 막으려 세운 비석이다. 전통사회에서 소나무는 선박을 만드는 조선재(造船材)와 건물을 짓는 건축재, 연료재 등으로 쓰이는 등 중요한 자원이었다. 소나무 껍질과 송진 등 부산물은 흉년이 들었을 때 식량 대용이 되기도 했다.

이런 소나무를 함부로 베지 못하게 하는 송금 정책은 고려시대부터 있었다. 국가가 필요로 하는 목재를 확보하려 소나무 생장에 적당한 곳을 선정한 뒤 벌목하지 못하도록 했던 것이다.

송금 정책은 '성내의 송백남벌을 금함과 아울러 공용에 쓸 것 이외에는 시기에 어긋나서 벌송함을 일체 금지하였다'고 적은 '고려사'와 '소나무 베는 것을 금하는 것은 국가의 큰 정책입니다'라고 기록한 '고종실록' 21권 등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전국에서 유일한 것으로 추정되는 '경천군 이해룡 송금물침비' 2기는 1614년 광해군 때 세워졌다. 이들 비석은 광해군이 임란 전후 일본과의 화평교섭에서 큰 역할을 한 경천군 이해룡에게 내린 땅 경계 지역에 만든 것이다.

'경천군 이해룡 송금물침비' 2기 가운데 하나가 북한산 둘레길에 있다는 사실은 이미 인근 주민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었다. 두 번째 '송금비'가 북한산 초등학교 인근에서 새롭게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해 4월의 일이다. 이들 '송금비'에는 '경천군에게 하사한 경계 내의 소나무를 베는 것을 금하니 들어가지 말라'고 적혀 있다.

시는 '경천군 이해룡 송금물침비'가 그동안 문헌으로만 알 수 있었던 조선시대 임업 정책의 실례를 보여주는 유물로, 그 역사적 가치가 크다고 설명했다. 시는 또 이들 비석 모두 비교적 원형을 잘 간직하고 있으며, 조선 태조 때부터 고종 때까지 시행한 선조들의 자연환경 보존 정책을 잘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덧붙였다.

시는 12일부터 30일 동안 '경천군 이해룡 송금물침비'에 대한 문화재 지정계획을 예고하고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 최종 심의를 거쳐 올 3월 중 이들 비석을 서울시 기념물로 지정고시할 계획이다.



성정은 기자 j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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