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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 해?…삼성 내부에 미묘한 권력 이동 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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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애플과 담판 이후 그룹 내 위상 급등…이건희 회장과 동반 출국 유력

2일 삼성 신년하례식에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왼쪽)이 이건희 회장과 같은 차에 동승하며 그룹 내 위상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2일 삼성 신년하례식에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왼쪽)이 이건희 회장과 같은 차에 동승하며 그룹 내 위상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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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이재용 사장이 오는 10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세계 최대 가전쇼 'CES 2012' 참석차 출국하는 이건희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다.

이 사장은 외부 인사와 별도로 만나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행사 기간내내 이 회장을 그림자 보좌할 것으로 보인다.
4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이 사장은 오는 9일 이건희 회장의 71세 생일 만찬에 참석한 뒤 10일 이 회장과 동반 출국한다.

삼성 관계자는 "특별한 현지 일정이 없는 한 함께 출국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 사장의 경우 현지서 글로벌 IT 업계 CEO와의 미팅이 다수 예정돼 있어 일부 일정에 변동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특별한 일정 외에는 이 회장과 동행하며, 이 회장이 전시회 곳곳을 둘러보는 내내 바로 옆에서 보좌하며 전자 트렌드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이 회장의 CES 참석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 2010년 CES에 참석했지만 전시 관람이 주 목적이 아니었다. 당시 이 회장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CES 참관 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IOC 위원들과의 미팅을 가졌다. 스포츠 외교가 주 목적이었다. 2011년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재계는 이 회장의 CES 참석을 놓고 3세 경영승계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사장이 삼성전자의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은 이후 제 2의 CEO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분석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 사장은 COO직을 맡은 지난 2010년 부터 글로벌 광폭 행보를 펼치고 있다. 소니가 샤프와 함께 차세대 LCD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나섰을 당시 이 사장은 하워드 스트링거 회장과의 미팅을 통해 이를 정면 돌파했다.

이후 지난해 10월 이 사장은 애플과의 소송이 본격화 되면서 삼성전자의 CPU, 메모리 등 핵심 부품 공급에 차질이 우려되자 팀쿡 애플 CEO를 만나 안정적인 부품 공급을 약속 받은 바 있다.

CES 2012에서 이 사장의 역할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이 사장이 CES 2012에서 만날 것으로 예상되는 주요 인물은 하워드 스트링거(소니), 폴 제이콥스(퀄컴), 스티브 발머(MS) 등이다.

하워드 스트링거와는 소니와 삼성전자의 합자 회사인 S-LCD 청산 이후 새로운 협력 구도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미 삼성전자가 소니에게 LCD를 공급하기로 약속했지만 두 회사의 관계가 예전보다 소원해진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폴 제이콥스 퀄컴 회장과는 스마트폰 부문에서의 전략적 협력 관계 유지가 관건이다. 삼성전자는 자체 모바일 CPU를 개발하고 있지만 중저가 제품 및 통신 칩셋에선 퀄컴 의존도가 여전히 높다. 퀄컴과의 관계는 애플과 벌이고 있는 통신 특허 소송에서도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스티브 발머 MS CEO와는 삼성전자의 전 제품에 걸쳐 방대한 전략적 논의가 예상된다. MS는 최근 삼성에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인 윈도 '애저(Azure)'를 공급하기로 했다. 스마트폰 역시 MS는 OS, 삼성전자는 하드웨어를 공급하며 전략적 협력 관계를 견고하게 다지고 있다.

이 사장은 이에 앞서 지난 2일 신년하례회에서 이건희 회장의 차에 동승해 눈길을 끌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 등 두 딸은 호텔 로비에서 이 회장을 기다리다 영접에 나섰다.

지난해에는 이 사장 역시 호텔 로비에서 이 회장을 기다리다 영접했지만 올해는 자택에서부터 이 회장과 같은 차에 동승하며 그룹 내 위상이 한 단계 높아졌다는 평가다.

여기에 이어 이건희 회장의 올해 첫 출장길에도 함께 오르며 후계자로서의 위상을 굳히고 있다.

이 회장은 CES 2012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현지에서 이 사장을 비롯한 삼성전자 사장단과 만찬을 갖기로 했다. 삼성전자의 현실과 사장단들이 느끼는 고충을 직접 듣겠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 10월 애플과 부품 공급 협상을 원만하게 마무리 지은 이후 그룹 내에서 이재용 사장에 대한 평가와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건희 회장 역시 이재용 사장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높아 CES를 계기로 이건희 회장에서 이재용 사장으로의 경영 승계가 본격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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