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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에서]저출산·고령화와 주택정책

최종수정 2012.01.03 13:40 기사입력 2012.01.03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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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용 고려대학교 건축학 교수

김세용 고려대학교 건축학 교수

이명박 대통령은 어제 신년 국정연설을 통해 "저출산, 고령화 문제는 우리 미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고 규정하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 마련을 국가 핵심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신년국정연설의 주요 어젠다로 언급될 만큼 우리에게 저출산, 고령화 문제는 이미 심각한 사회 현상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한국의 출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 수준인 1.22명이다. OECD 평균이 1.74명이며 미국 2.01명, 일본 1.37명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우리의 저출산 현상은 심각하다. 고령화 문제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의 노령인구는 2000년 전체 인구의 7.2%를 넘어 현재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으며 2019년에는 고령사회, 2026년에는 전체 인구의 5명 중 1명은 노인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추정된다.
저출산, 고령화 현상은 주택시장과 정책에도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국적으로 소형 평형의 평당 분양가가 중대형 평형을 상회한다는 언론보도가 빈번했고, 1ㆍ2인 가구를 위한 도시형 생활주택과 실버타운 공급을 활성화한다는 정책 발표가 잇따랐다. 중소가구와 고령자를 위한 새로운 유형의 주택들은 이미 등장했다.

과거에는 한적한 곳에서 노년을 즐기는 전원주택이 인기를 끌었다면 현재에는 교통과 문화적으로 접근성이 좋은 도심부에 노인들을 겨냥한 고급형 주거시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소수의 부유한 노년층에 한정되어 거주가 가능한 이유로 서민 중장년층에게는 별로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서민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유형의 노인 주거 개발에 대한 정책이 질적으로 개선되어야 할 시점이다.

최근 단독 및 2인 이하 소형 가구의 급격한 증가로 이들이 집중되는 신흥 주거촌이 형성되고 있는 현상도 주목할 만하다. 서울의 경우 도심부 및 강남 오피스 지역, 관악으로 대표되는 고시촌 등에 높은 밀도의 단독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2010년 기준 서울의 단독가구 비율은 25%를 넘고 있으며 이 비율은 향후 더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측면에서 최근에 국토해양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 중인 대학생 보금자리주택은 사회 요구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반가운 생활밀착형 정책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이 같은 도시형 생활주택 확대 공급만이 능사는 아니다. 단독 및 2인 이하 가구에는 직장인과 대학생뿐 아니라 독거 노인과 다문화가정 등의 집단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높은 소득 수준의 계층이 폐쇄적인 커뮤니티를 형성하여 그들만의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것과는 달리 이들은 값싸고 교통이 편리한 지역에 부담 가능한 수준의 주거를 요구하고 그들이 서로 공유할 수 있는 다양한 사회ㆍ문화적 공간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소형 주택 공급과 함께 다양한 경제ㆍ사회적 지원정책을 병행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는 오래 전부터 저출산, 고령화에 대비한 도시와 주택 측면의 대안 마련을 위한 꾸준한 노력을 경주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4월 대한상공회의소가 조사 발표한 내용을 보면 많은 건설업체들이 저출산, 고령화, 소형 가구 증가 등에 따른 주택수요 변화에 별다른 준비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아직까지 정부 정책의 효과가 다양한 도시 구성원들에게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 더 이상 대비를 늦추기에는 저출산ㆍ고령화의 경제ㆍ사회적 영향은 너무 큰 지경에 이르렀다.

새해에는 정부와 민간, 학계와 시민단체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저출산, 고령화라는 사회적 변화에 실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알찬 정책을 마련하고 집행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 다양한 사회 구성원들에게 그 편익이 돌아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세용 고려대학교 건축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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