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땅콩 대란' 올해 가격 3배 가까이 급등
연초 t당 500$서 현재 1300$에 육박..땅콩 과자·땅콩버터 가격 폭등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미국에서 땅콩 값은 이제 더 이상 땅콩 값이 아니다. 미국의 땅콩 가격이 올해 들어 세 배 가까이로 뛰는 바람에 스낵 가격이 사상 최고치로 치솟고 땅콩버터 값이 급등하는 등 땅콩대란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올해 미국의 땅콩 가격은 연초 t당 500달러(약 57만8000원) 수준에서 최근 1300달러 수준으로 껑충 뛰었다. 세계 최대 땅콩 수입국인 유럽에서도 땅콩 값이 올해 60% 뛰었지만 미국의 땅콩 가격은 말 그대로 폭등했다.
올해 글로벌 땅콩 산업은 세계 2위 땅콩 생산국인 인도, 세계 최대 땅콩 수출국인 아르헨티나, 그리고 미국의 공급이 줄면서 타격을 입었다. 특히 미국에서 땅콩 값 상승은 미국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땅콩버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 식품업체 크래프트 푸즈와 JM스머커는 지난달 땅콩버터 값을 30~40% 인상했다.
땅콩은 재배 과정에서 수분을 많이 필요로 한다. 미국의 주요 땅콩 재배지에서는 지난 2년 간 가뭄으로 땅콩의 생산량과 품질이 크게 떨어졌다.
미국 땅콩 생산의 절반을 차지하는 조지아주의 한 업계 관계자는 "2년 연속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재배기간 동안 땅이 마른데다 그나마 내린 비도 높은 기온으로 증발해버렸다"고 투덜댔다. 농민에게 상대적으로 나은 소득을 안겨주는 면화와 옥수수 가격이 상승한 것도 땅콩 생산 감소의 한 원인이 됐다. 영국의 견과류 거래업체인 배로우 레인앤발라드의 마크 그라베트 이사는 "면화·옥수수 가격이 오르면서 땅콩 재배 면적은 줄었다"고 말했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올해 미국의 땅콩 생산은 12% 줄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땅콩 재고는 14년만에 최저로 떨어질 듯하다. 트레이더들은 향후 몇 개월 동안 땅콩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미 농무부의 빌 조지 애널리스트는 "내년까지 땅콩버터를 지금보다 얇게 펼쳐 발라야 할 것"이라고 한마디했다.
내년 수확기에는 아르헨티나의 수출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돼 공급부족이 다소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땅콩 생산국인 중국에서도 소출이 7% 늘어 공급에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기대된다. 면화 가격이 하락하자 조지아주에서는 다시 땅콩으로 눈 돌리는 농민들도 생길 듯하다.
그러나 조지아주 다음으로 땅콩 생산량이 많은 텍사스주에서는 오는 2013년까지 고온 건조한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변수로 작용할 듯싶다.
글로벌 땅콩 산업 규모는 185억달러로 추산된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