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후 북한 어디로 가나? ③ 북한권력 어떻게 장악하나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김정은 체제의 북한 권력구조는 어떤 형태를 띠게 될까?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4일 '우리의 최고사령관'이란 글에서 "우리는 심장으로 선언한다. 김정은 동지를 우리의 최고사령관으로, 우리의 장군으로 높여부른다"고 밝혔다. 최고사령관은 군을 총지휘하는 자리이며 김정일 사망으로 현재 공석이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을 "혁명무력의 최고 영도자이며 불세출의 선군영장"이라고 지칭했다. 김정은 체제가 이미 가동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북한 분석가들이 흔히 저지르기 쉬운 오류는 근대화된 정치학적 관점에서 북한을 분석한다는 데 있다. 즉 자유민주주의 틀에서 북한 권력구조를 들여다본다. 그러나 북한은 봉건왕조를 근간으로 한 정치권력 체제다. 세상에서 유례없는 3대 체제를 설명할 수 있는 길은 그것 외엔 없다. 한 북한 전문가는 "김정은이 아무리 나이가 어려도 군부를 비롯한 기존 권력이 옹위하면 후계자로서 권력을 행사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조선시대 10세의 나이로 왕위에 오른 왕도 많다"고 밝혔다.
김정은이 권력장악을 위해 선택한 길은 군부의 선제장악이다. 군부를 중시하는 사회주의 체제의 속성상 군부 장악은 최우선 과제다.1980년 후계자로 대외에 공표된 이후 김정일이 가장 먼저 오른 자리도 최고사령관이었다.
김정은의 후견인으로 불리는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도 지난 24일 대장군복을 입고 참배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이날 장성택은 김정은의 오른쪽 이영호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바로 옆에 서 있었다. 군부내 권력서열도 급상승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움직임은 장성택이 김정은 체제의 중추적 후견인으로 한동안 '선군정치'를 이어가면서 당분간 군부 위주의 집단지도체제로 북한이 통치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당중앙군사위원회는 향후 김정은 체제를 안정화시키는 핵심 도구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앙군사위위는 사망한 김정일이 위원장을 맡았었고 이영호 총참모장을 비롯해 육해공군 책임자, 국방위원회.당의 실세들이 총 망라돼 있다.
특히 김일성.김정일 통치방식을 이어가되 정권 장악과정에서 차별화를 둘 수도 있다. 김일성은 수차례에 걸친 반대파와의 권력 투쟁을 통해 당과 내각을 장악했다. 김일성으로부터 권력을 이어받은 김정일은 국방위원회를 내세워 통치했다. 따라서 선대 지도자들 때 크게 부각되지 않은 중앙군사위원회가 그에겐 안성맞춤인 셈이다.
김정일 시대의 국방위원회는 그 위상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위원장도 공석이 될 가능성이 크다. 김일성 시절 군부 최고권력기구였던 인민무력부도 최근 위상은 크게 꺾였다. 무력동원기능은 없고 군수, 행정, 외사기능에 한정된 조직으로 변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당 중앙군사위원회의 결정 가운데는 군사기밀이 많다"며 "밖으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 실상 군사분야에서는 국방위보다 영향력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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