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 하루 전인 18일 저녁 삼성의 한 고위임원이 몇몇 언론사에 "김정일 사망설이 있는데 거기 분위기는 어떠냐"라고 물어왔다는 이야기는 한 언론이 보도까지 하면서 루머에서 팩트(사실)로 전이됐다. 이 기사는 사실무근으로 판명나 삭제됐다.
삼성 관계자는 "대북사업분야도 없는데 북한 정보에 왜 큰 관심을 두며 청와대도 몰랐던 일을 어떻게 삼성이 먼저 알 수 있냐"고 황당해 했다.
그럼에도 중대 현안이 발생할 때마다 "삼성은…"으로 시작하는 루머가 창궐하는 것은 삼성을 대한민국 사회의 '빅 브라더'로 확신하는 편견 때문이다. 세계 초일류기업이라는 지위에, 정치·경제·사회적 네트워크 관리를 충실히 해 온 기업문화까지 가세해 '정보 독점으로 사회를 통제하는 관리 권력(빅 브라더)'으로 삼성의 이미지가 굳어진 셈이다.
"거짓말도 자주하면 진실이 된다"는 말이 있다. 더욱이 많은 사람들은 작은 거짓말보다 큰 거짓말에 더 잘 속는다. 대한민국 사회에 특정 기업에 대해 '큰 거짓말(루머)'이 '사사건건 자주' 유포되는 것은 사회를 병들게 할 뿐 불안이나 불만에 대한 해법이 될 수 없다.
박지성 기자 jis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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