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불안' 유로 1.30$선 붕괴
원·달러 환율 6일째 상승..일본도 엔고 부담 커져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유로존 부채위기로 유로화가 급락하고 달러와 엔화는 강세를 보이고 있는 등 외환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특히 유로가치는 연저점 수준으로 떨어져 유로당 1.30달러선이 무너졌다.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유로당 1.30달러선 붕괴는 유로 붕괴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15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현지시간 14일 유로·달러 환율은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 장중 유로당 1.2985 달러를 기록, 지난 1월12일 이후 처음으로 유로당 1.30달러선 아래로 내려갔다. 이는 지난 5월 최고점인 유로당 1.48달러에 비해서 12% 하락한 것이다.
유로 급락의 가장 큰 원인은 지난 9일 끝난 유럽연합(EU) 정상회의 결과에 대한 실망감 때문이다. EU 정상들이 새로운 재정협약에 합의했다고 하지만 근본적인 유로존 부채위기에 대한 해법이 되지 못 한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으며 무디스 등 신용평가사들은 EU 정상회의 결과를 혹평하며 계속해서 유럽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당장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재정협약이 아니라 유럽중앙은행(ECB)의 역할 확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확대 방안 등이 시급한데 이 문제에 대해서는 유럽 정상들의 의견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유로존의 지속 여부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 8일 기준금리를 2개월 연속 인하한 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지난 1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 양적완화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은 것도 유로 약세, 달러 강세를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관계자들은 시장 불안감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으며 유로가 올라도 곧 급락하는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바클레이스 캐피탈은 유로화는 내년에 추가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내년 6월까지 유로당 1.25달러, 내년 말 유로당 1.20달러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엔화는 달러에 대해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WSJ는 6개 중앙은행이 11월30일 단행한 달러 스왑 금리 인하가 달러 유동성 고갈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지만 일본이 원하지 않는 엔화 강세를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이 안정되면 안전통화인 엔화가 약세를 나타내야 하지만 달러 유동성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엔화 강세를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다.
노무라 트러스트앤뱅킹의 아미쿠라 히데키 외환 매니저는 "은행들이 중앙은행에서 더 많은 달러를 빌릴수록 달러 가치 하락 효과가 더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달러 유동성 공급 공조와 함께 미국 경제와 유럽 부채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지속되면 달러·엔 환율은 내달 말까지 달러당 70엔 아래로 하락할 수 있다는 극단적인 전망을 내놨다. 달러·엔 환율은 지난 10월31일 사상 최저인 달러당 75.31엔을 기록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가 추가 외환 시장 개입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끊이지 않고 있다. 모토히사 후루카와 일본 내각부 경제재정정책 대신은 최근 인터뷰에서 정부는 엔이 과도하게 강해 일본의 미래에 주요 위협요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엔고를 저지하기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 부채위기 확산 등 시장 불안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은 지속적인 상승압력을 받고 있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6거래일째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는 원·달러 환율은 1160원을 넘어 전고점인 1165원을 위협하고 있다.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하루 이틀에 해결될 수 없는 유로존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고 향후 우리나라 경제도 상황이 좋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은 상황이어서 내년 상반기까지는 환율이 계속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또 다른 딜러도 "단기적으로는 신평사들이 유로존 국가 신용등급을 실제로 강등할 때까지 환율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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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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