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독지가의 따뜻한 기부 화제
가리봉동 주민 정영열씨 “저소득층에 전해달라” 쌀 150포 구로구에 기증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장애와 생활고로 고통 받는 이웃을 위해 사용해 주세요.”
지난달 30일 구로구청장실에서 어려운 이웃을 위한 쌀 기증식이 열렸다.
쌀을 기증한 주인공은 정영열(51), 신동희(여·54)씨 부부.
추운겨울을 맞아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도와달라며 쌀(20Kg) 150포를 기증했다.
이날 기증식은 이 부부의 남다른 사연으로 인해 더욱 뜻깊은 행사로 다가왔다.
전북 고창이 고향인 정씨는 유년 시절 가정형편이 어려워 다니던 초등학교도 중퇴하고 서울로 올라와 어렵게 일을 하다가 지금의 부인 신씨를 만났다.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던 두 사람은 결혼식도 올리지 못한 채 웨딩사진 하나로 결혼생활을 시작했다.
신혼시절 정씨 부부는 구두닦이 노점상 엿장수 막노동 등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힘겹게 생활해 번 돈은 차곡차곡 저축하며 살았다.
어느 정도 생활이 안정되어갈 무렵 부부에게는 또 다른 아픔이 찾아왔다. 1남2녀의 자녀 중 두 딸에게 지적장애가 생겼다. 큰딸(30·지적장애2급)과 둘째딸(26·지적장애 1급)의 지적장애 증세가 심해지며 정씨 부부의 생활은 더욱 힘들어졌다.
하지만 고진감래. 어려운 환경에서도 하루도 쉬지 않고 열심히 일한 부부에게 행운이 미소 지었다. 알뜰히 모은 돈으로 구매한 대지 일대에 아파트가 재건축되며 가정형편이 나아졌다.
물질적인 여유가 생기자 정씨 부부는 사회봉사에 눈길을 돌렸다.
여전히 두 딸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정씨부부는 자신들이 어려웠던 시절의 경험을 토대로 장애인 및 저소득층의 고통과 아픔을 나누기 시작했다.
정씨는 현재 바르게살기운동 가리봉위원회 위원장과 가리봉동주민자치위원회 복지분과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어려운 이웃을 위해 쌀, 라면 등 기부와 저소득과 지적장애인 가구 도배봉사 등 지역주민을 위한 봉사를 꾸준히 실천해오고 있다.
지난해에도 400만원 상당의 쌀을 구로구청에 기부한 바 있다.
초등 검정고시를 따기 위해 공부 중에 있으며 중·고등 검정고시 후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해 장애인을 위한 일을 하는 것이 정씨의 최종 목표다.
부를 일궜지만 아직까지 비행기 한 번 타본 적이 없다는 정씨는 젊은 시절 막노동 등 힘든 일에 적응된 거칠고 큰 목소리로 “장애로 인해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해 2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장애인복지시설을 건립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