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들 현장주의, 실적 쑥~


우리은행의 기업현장방문. 왼쪽부터 유구현 우리은행 대구경북영업본부장, 이태규 엠에스오토텍 사장, 이순우 우리은행장, 신용수 엠에스오토텍 상무.

우리은행의 기업현장방문. 왼쪽부터 유구현 우리은행 대구경북영업본부장, 이태규 엠에스오토텍 사장, 이순우 우리은행장, 신용수 엠에스오토텍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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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조목인 기자] #1. 은행장과 부행장, 현장 지역본부장, 지점장이 한 팀이 돼 지방의 중소기업을 방문한다. 5~7분여간 회사 브리핑을 받은 뒤 업종에 대한 질문이 쏟아진다. 방문한 중소기업은 대부분은 은행과 거래가 없던 생소한 기업. 올해 3월 취임한 이순우 우리은행장은 이렇게 전국 40여개의 기업을 직접 찾아갔다. 우리은행은 내년에는 '로드마케팅 100'이라는 이름으로 행장이 직접 100여개의 기업을 방문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2. 지난 10월31일, 민병덕 KB국민은행장은 우량 중소기업인 협성히스코를 방문했다. 창립 10주년을 맞아 '현장의 목소리에 더 귀기울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민 행장은 업체 대표를 만나 최근 개발한 친환경 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듣고 기업이 겪는 고충에 대해 논의했다. 민 행장은 올해 인천, 아산, 포항, 경주 등에 있는 100여개의 기업을 방문했다.


'현장에 답이 있다'고 생각하는 최고경영자(CEO)는 많다. 하지만 직접 현장을 발로 뛰는 CEO는 많지 않다. 비지니스 현장에서 '만년 갑(甲)'으로 꼽히는 금융 CEO의 경우 특히 그렇다.

그런데 우리은행과 국민은행 행장은 올 한해 현장에서 살다시피 했는데 발로 뛴 만큼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고객ㆍ현장중심 영업 최우선=이 행장은 취임 즉시 현장방문에 나섰다. 다양한 고객과 거래 기업의 CEO를 만났다. 은행 인사도 영업점 중심으로 단행됐다. 이 행장은 줄곧 "현장 직원을 우대하겠다"고 강조해왔다. 지난 7월 인사에서 180여명의 본점 인력이 영업점으로 전진 배치됐다. 본부로 들어온 직원은 130명, 그러니까 50명을 최전선으로 내보낸 셈이다. 승진인력 중 본부 출신은 10%에 그쳤다. 자연히 행내에는 현장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민 행장은 외형 보다는 내실경영을 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취임 1년 만에 300여개의 전 영엄점을 두번 이상 방문한 일화는 유명하다. 기업금융 강화에도 힘썼다. 국민은행은 올해 7월영업그룹내 기관영업추진부를 신설하고 영업전담팀을 만들었다.


올초부터 성장 잠재력이 높은 중소기업을 발굴해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KB 히든스타 500'도 시행중이다. 연말까지 100개 기업이 목표인데 지난 15일 이미 106번째 기업을 선정했다. 2013년까지 500개의 우량 중소기업을 발굴해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젊은 층 공략도 성공했다. 대학교 인근에 설치한 대학생 전용 점포인 락스타존을 전국적으로 42개 운영중이며 이곳에서만 판매되는 락스타 통장도 20만좌를 넘어섰다.


◆현장 집중하니 실적도 쑥=은행장의 발품은 실적에서 드러났다. 우리은행은 3분기에만 4946억원의 이익을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 2707억원 줄었지만 현대건설 지분 매각이익을 빼면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은행권에서 가장 많은 순이익이다.


국민은행은 올 3분기에 3162억의 이익을 기록했다. 현대건설 지분 매각이익이 있었던 전분기 대비 5437억원 감소했지만 1~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9166억원으로 업계 1위를 차지했다. 4분기 예상치도 3200억원으로 1위다. 지난 3ㆍ4분기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포인트 이상 올랐다. 유럽발 재정위기로 다른 은행들이 1%포인트 이상 하락한 것에 비하면 이례적이다. 올해 10월기준 기업대출 잔액도 민 행장 취임전인 지난해 6월 (78조원)보다 3조3000억원이 더 늘었다.


◆리스크관리는 여전한 숙제=밝은 부분이 있다면 어두운 부분도 있는 법. 과도한 영업에 따른 부작용은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4일 구속성예금(일명 꺾기) 부당 수취등 법규 위반으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기관주의 징계를 받았다.


종합검사 결과 과도한 영업 목표 강요, 부실대출 심사 등불건전 영업행위, 불법 고객신용정보 조회 관리 등이 드러난 탓이다. 특히 올초 카드사 분사 이후 심화되고 있는 과도한 영업목표 부과, 과당경쟁 주도 등이 문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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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도 상품개발부를 신설한 뒤 야심차게 내놓은 신용카드 고금리 적금상품 '매직7'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소비자가 최고 금리 연 7%를 받으려면 연평균 신용카드 추가 이용액이 1000만원 이상이어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일정이 미뤄지고 있는 카드부문 분사와 이에 따른 인력조정 역시 과제로 남아 있다.


우리은행 마케팅 관련 담당자는 "최근 한 달간 이뤄진 금감원 종합검사에서도 과도한 영업을 자제하라는 지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
조목인 기자 cmi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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