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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억만장자 "가난한 농민을 돕는 것은 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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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억만장자 "가난한 농민을 돕는 것은 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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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부자가 되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다. 가난한 농민을 돕는 것도 영광스러운 일이다."

태국의 최고 부자로 재산 규모가 74억 달러(약 8조5600억 원)에 이르는 다닌 체아라바논트(72·사진)가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그의 재산 순위를 세계 전체로 치면 200위다.
경제 월간 포브스 아시아판은 대형 농축산물 유통업체 차룬 폭판드(CP)의 다닌 회장을 '올해 아시아의 기업인'으로 선정했다. 다닌이 이끄는 CP는 태국에서 가장 큰 민간 기업으로 1921년 그의 아버지 치아 엑 초르가 태국 방콕 차이나타운에 설립한 종묘상 '치아타이'로부터 출발했다. 다닌의 아버지는 중국 광둥성(廣東省) 산터우(汕頭) 태생의 화교다. 다닌의 중국명은 셰궈민(謝國民)이다.

치아타이가 CP로 개명된 것은 1946년. CP는 태국어로 '고객의 번영'이라는 뜻이다. 이후 20여 년 동안 CP는 종묘에서 사료, 농장, 곡물 무역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아버지는 네 아들 중 막내로 태어난 다닌의 사업감각을 높이 사 다닌이 30세 때 회장 자리를 물려줬다.

90년 전 개업한 소규모 종묘상이 지금은 세계 최대 사료 제조업체로 성장해 17개국에 진출한 가운데 40개국에 수출한다. 올해 매출은 33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다닌의 말마따나 "CP의 목표는 세계의 부엌이 되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수년 안에 농업 부문을 현대화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다닌은 중국에서 양계 등 대농장 개발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 붓고 있다. 더욱이 중국이 추구하는 농업혁명 과업 가운데 하나가 식품안전 확보다. CP는 펩시코, 타이슨 푸즈, 몬산토, 카길 같은 내로라하는 다국적 식품가공 업체들처럼 식료품 생산·포장·유통에서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규모와 노하우까지 갖춘 것으로 평가 받는다.

다닌은 덩샤오핑(鄧小平·1904~1997)이 중국의 개방을 주도하고 나선 1979년 중국으로 발 빠르게 진출해 현지에 사료공장과 농장을 지었다. 다닌의 이런 노력 덕에 오늘날 CP의 매출 중 절반이 중국에서 비롯되고 있다.

중국 농장개혁에 대한 다닌의 접근법은 그가 30년 전 태국에서 개발한 모델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당시 CP는 200만㎡의 땅을 사들여 이를 땅 없는 농민에게 빌려줬다. CP는 농민들에게 농경법을 가르치고 집·창고·암퇘지·사료도 제공했다. 농민들은 양돈 농장에서 얻은 수익으로 땅 값을 갚았다.

중국에서 다닌의 접근법이 먹혀 들지 좀더 두고 봐야 한다. 중국에서는 인구의 절반이 넘는 7억 명이 농업 부문에 종사한다. 중국에 농업 효율화가 꼭 필요하나 농업 부문의 살 빼기로 농민들이 삶의 터전을 잃을 경우 파장은 엄청날 것이다.

현재 다닌의 발등에 떨어진 불은 50년만의 대홍수로 엄청난 피해를 입은 태국인들부터 도와줘야 한다는 것이다. 다닌은 CP를 통해 태국 전역에서 무료로 식량 배급에 나서고 있다. 다닌은 자선사업의 일환으로 절을 재건하고 학교와 고아원에 기부하기도 한다.



이진수 기자 com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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