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초대형 강남스타PB 갔더니
16명의 자산관리 주치의 '부자 마케팅'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조목인 기자] 초우량 고객(VVIP)을 확보하기 위한 금융사간 경쟁이 치열하다. KB국민은행이 강남 파이낸스센터에 대형 PB센터를 오픈한 것도 이같은 경쟁의 결과물이다.
'건강관리ㆍ치료(자산관리ㆍ투자수익률 회복)를 원하는 환자(투자자)에게 좋은 주치의(PB)가 되겠다'는 모토로 뛰고 있는 이 센터는 오늘도 수익에 목마른 고액자산가를 유혹하고 있다.
◆강남大戰 불붙였다=KB국민은행의 강남스타PB센터는 입구부터 밝다. 기존 PB센터는 중후한 느낌으로 고객을 압도한다면 이 곳은 밝으면서도 모던하다. 10여개의 상담실이 있는 복도에는 데이비드 거스타인 등 국내외 유명 작가의 작품이 걸려 있다. 상담실 역시 밝고 편안한 분위기다. 강남파이낸스센터는 삼성ㆍ우리투자ㆍ한국투자ㆍ미래에셋증권 등 증권사 PB센터와 외환은행 PB센터 등이 몰려 있다. 가히 부자마케팅의 최일선인 셈이다.
국민은행의 강남스타PB센터에 상주하는 PB는 총 16명. 국세청 출신 세무 전문가를 비롯해서 부동산ㆍ기업컨설팅 전문가 등 분야별 전문 PB가 즐비하다. 이들은 최고경영자(CEO) 담당, 고액 자산가 노인 담당, 젊고 공격적인 부자 담당 등 고객 특성에 따라 PB들이 역할을 나누고 있는데 고객들로부터 반응이 좋다고 했다. 현재 이 센터에서 운용하는 고객 자산은 1조원 정도. 내년까지 2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고객은 마루타가 아니다"= 이 센터에 처음 들어서면 '이런 투자는 하지 않습니다'라는 설명서를 볼 수 있다. 다른 PB센터들이 고객에게 권유하는 상품설명서를 비치해놓은 것과는 차별화된다. 이 설명서에는 ▲2년 내 사용할 자금의 투자▲검증되지 않은 새로운 패턴의 투자상품 가입▲개별종목과 연계한 ELS 가입▲10% 조정 후 3개월이내 회복 예상되는 투자상품 가입 등을 하지 않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이 센터의 김영규 수석센터장(사진)은 "고객은 결코 마루타가 아닙니다. 쉽고 확실한 투자로 수익을 올린다는 게 저희 방침입니다"라고 말했다.
주택은행 출신으로 8년째 PB 생활을 하고 있다는 그는 팀원들에게 "'갑'처럼 행동하라"고 주문한다. 예컨대 고객에게 권유한 상품이 마이너스 수익을 내면 대개 미안한 마음으로 고객에게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기 쉬운데 그럴 때일수록 더 당당하고 자신감있게 고객을 대해야 한다는 것. "그 때 상황에서는 최선의 판단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렇게 투자해야한다" 는 식으로 더 강한 소신으로 고객을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센터장은 이런 '갑'의 정신이 고객의 '상처'를 치유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했다. 그는 이런 전략으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손실을 본 고객들을 설득해 2009년에는 대부분 20~30% 수익으로 돌려놓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단기 수익에 급급한 고객을 인근 증권사 PB센터로 보낸 경험도 있다고 한다. 코스피지수가 1780선대로 떨어졌던 이날도 김 센터장은 빗발치는 고객 전화를 일일이 응대하며 상품 비중조절, 향후 증시전망 등을 자신있게 설명하고 있었다.
◆아침마다 노래하는 PB=매일 아침 8시30분. 강남PB센터 PB들이 한데 모여 유행가를 부르기 시작한다. '사랑비'에서부터 '라라라', 그리고 귀에 익숙한 드라마 OST에 이르기까지 레퍼토리도 다양하다. 기분 좋은 노래로 하루를 시작해야 고객에게까지 그 환한 느낌이 전달된다는 김 센터장의 신념(?)에서 시작된 '유행가 합창 조회'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한국은 선진국과 비슷한 움직임"…전 세계 2억320...
김 센터장은 "지역본부에서 여신을 담당하다 처음 PB센터로 와서 문득 거울을 보니 내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 있어 깜짝 놀랐다"며 "그때부터 거울을 보며 표정을 밝게하는 연습을 했다. 노래를 부르는 것도 그런 이유"라고 말했다.
물론 최근 금융시장이 웃을 수 있는 상황은 결코 아니다. 그러나 김 센터장은 환하게 미소짓고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PB센터는 입소문을 듣고 고객이 찾아오기 때문에 고객돈을 불려주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물론 지금은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기회는 늘 있기 마련입니다. 쉽게 벌 수 없다면 천천히, 그리고 힘들여서 자산을 불려드리겠습니다."
조목인 기자 cmi0724@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