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임금인상률, 2007년 이후 최고치"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올해 임금협상이 타결된 기업의 평균인상률이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회장 이희범)는 전국의 100인 이상의 사업장 764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임금 협상이 타결된 기업의 평균 인상률은 5.4％로 작년보다 0.2％포인트 증가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는 2006년(5.4%)과 동일하고, 2007년(5.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사업장 규모별로는 1000명 이상인 곳이 5.5％, 100∼299명이 5.3％, 300∼499명이 5.1％, 500∼900명이 4.7％였다. 산업별로는 도ㆍ소매업이 5.7％로 가장 높았다.

연도별 타결 임금인상률 추이

임금인상률이 높아진 배경에는 올해 초반까지 경기회복세가 이어진데다, 물가상승 등에 따른 임금인상 요구가 강해진 것이 주요인으로 분석됐다. 투쟁 위주의 노동운동이 실리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전환된 것도 상당부분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경총은 풀이했다.

임금타결을 위한 노사 협상기간과 협상회수도 감소했다. 올해 임금인상 결정을 위한 노사의 협상 횟수는 평균 5.3회, 기간은 1.8개월이 소요됐다. 이는 전년의 6.1회, 2.2개월에 비해 상당히 감소한 수치다.

협상과정에서 주장한 평균 인상률은 노조가 9.1％, 사용자가 3.7％로 5.4％포인트 차이를 보였으며 이 격차는 작년보다 0.2％포인트 커졌다.

이와 함께 4년제 대졸 사원의 입사 첫해 한 달 평균 월급은 242만2000원으로 파악됐다. 1000명 이상이 근무하는 대기업의 초임은 271만6천원으로 100∼299명이 근무하는 중소기업 평균보다 59만원이 높았고 금융 및 보험업이 292만원9천원으로 건설업보다 56만8천원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연봉제를 도입한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직급별로 6∼10.5％ 더 높은 임금을 받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총은 "연봉제가 임금 수준이 높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우선 시행되는 경향이 있고 도입 당시 임금수준 하락 등 근로기준법상 '불이익 변경'이 발생하지 않도록 임금 인상이 다소 높게 이뤄졌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또한 올해 7월 시행된 복수노조 제도가 임금 협상에 영향을 끼쳤다고 응답한 기업은 16.2％로, 전체의 9.8％는 협상 타결이 빨라졌다고 했지만 6.4％는 타결되지 않았다고 답해 효과에 대한 평가가 엇갈렸다.

조슬기나 기자 se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