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블로그]김병만이 종편 말고 국회 가야하는(?) 이유
[아시아경제 김경훈 기자]
달인(達人)
1. 학문이나 기예에 통달하여 남달리 뛰어난 역량을 가진 사람.
2. 널리 사물의 이치에 통달한 사람.
달인(達人)의 사전적 의미입니다. 이처럼 달인은 어느 특정 분야에서 남들이 따라올 수 없는 경지에 이른 사람을 뜻합니다. 비슷한 의미를 가진 대가(大家)가 인문학적인 조예쪽에 가깝다면 달인은 '기술적' 측면이 강조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한 분야에서도 달인 소리를 듣기 어려운데 무려 260명의 달인으로 변신해 월요일 출근을 앞둔 직장인들까지도 TV 앞에 앉혀놓은 개그맨 김병만이 지난 13일 방송을 끝으로 3년11개월 동안의 달인 생활을 마무리했습니다.
2007년 12월9일 '달인을 만나다'라는 이름으로 한국와인감별사대회 우승자와 5대 명창 판소리의 달인을 소개한 이 코너는 2회부터 '달인'이라는 이름을 달았습니다. 3회에서 처음으로 '16년 동안 단 한 번도 변을 보지 않으신 무변 김병만 선생'을 선보이면서 마지막까지 '16년 동안…' 이라는 소개 형식을 꾸준히 이어왔습니다. 그후로 오랜 시간동안 김병만은 여자를 돌보듯 하는 부킹 선생, 집중력의 달인 야동 선생, 기억력의 달인 깜빡 선생의 모습으로 매주 큰 웃음과 감동을 전달했습니다.
김병만이 연기한 수많은 달인의 모습은 그야말로 정직한 노력과 도전의 결과물이었습니다. 담당 PD까지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기발한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필요한 소품 하나하나를 직접 만들어 또 한명의 달인을 만들어내는 그의 모습에 많은 시청자들은 박수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로 지난해 KBS 연예대상 코미디 부문 남자 최우수상 받고 진정한 '개그의 달인'으로 우뚝선 그는 이제 새로운 도전을 위해 떠났습니다.
그런데 김병만이 매주 새로운 달인을 선보이던 여의도에는 큰 노력없이 달인에 등극한 이들이 참 많습니다. 열심히 일하라고 뽑아줬더니 손바닥 뒤집 듯 얼굴색과 말을 바꾸면서 '국민 속 뒤집어놓기' 달인의 칭호를 얻은 국회의원들 얘기입니다. 지금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관련해서 여당이든 야당이든 국익은 뒷전이고 정략적 이해관계에 따라서 열심히 말 바꾸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이들만으로도 벅찬 마당에 생각해보면 지금 정권에는 유난히 달인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개각이 있거나 높은 자리 인사가 있을 때마다 어김없이 부동산 투기의 달인, 논문 표절의 달인, 병역면제의 달인 등이 탄생하면서 월급만 빼고 다 오르는 물가에 안그래도 힘든 국민들을 섭섭하게했습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는 지금껏 당연히 해왔어야 할 '국민과의 소통'이 필요하다면서 새로운 인물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까진 과연 무엇을 해왔는 지 궁금할 따름입니다만 이번에는 국민들 억장 무너지게 하는 분야가 아닌 살림살이 좀 나아지게하는 달인들이 떠난 김병만의 빈자리를 채워주기를 진심으로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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