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LG, 현대차, 두산 CEO들 청년층과 직접 소통 확대 일로
청년층 실업률이 올라가고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더욱 팍팍해진 삶 속에 빠진 젊은이들에게 성공한 CEO로서 희망봉을 제시하겠다는 취지가 담겨져 있다. 더불어 대기업들이 동반성장과 고용확대, 사회공헌 증대 등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경제양극화의 주범으로 지목을 받으면서 '친(親)사회적 기업 이미지'를 형성해 보자는 위기의식도 주요 배경 중 하나로 분석되고 있다.
이미 강연을 끝낸 윤종용 삼성전자 전 부회장은 "사람에게 스펙이라는 표현을 쓰지 마라. 그건 물건에나 붙이는 용어다. 스펙보다는 역사의식 등 머리에 있는 지식, 지혜를 보고 인재를 뽑아야 제대로 된 회사"라고 일갈해 대학생들로부터 갈채를 받았다.
열정락서 강연에 나서지는 않지만 김낙회 제일기획 사장은 개인 블로그를 통해 일반 대학생들과의 폭넓은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광고 이야기는 물론, 평소 재미있게 읽은 기사, 개인 사진 등을 격의 없이 올리고 리플에는 재치있는 답변도 달아준다. 지난 9월에는 캐주얼 정장차림에 이어마이크를 낀 채 직접 이화여대 채용설명회에 나서 회사의 인재상을 설명하기도 했다.
현대ㆍ기아차 임원들은 매학기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갖는다.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는 지난해 현대차 과목을 개설해 임원 초청 특강 형식으로 진행 중이다.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은 올 상반기 서울대와 고려대에서 학생들과 만나 현대ㆍ기아차의 경쟁력과 대학생들의 견해를 듣는 등 소통에 힘쓰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현대기아차 CEO들의 특강은 널리 홍보하지 않아도 수강생이 몰리고 강의 후 만족도도 높은데 이유는 CEO들이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파워 트위테리안인 박용만 두산 회장은 채용설명회 직접 강연은 물론, 7월 두산인프라코어데이에는 대학생 1000여명과 함께 잠실 야구장을 찾았다. 또 지난 3월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콘엑스포에서는 대학생 참관단 14명과 대화의 시간을 갖고 스스럼없이 스마트폰으로 기념촬영을 하기도 했다. 박 회장의 트위터에는 대학생들의 연애상담 요청이 올라올 정도로 옆집 아저씨같은 푸근한 느낌을 선사하고 있다.
LS가에서는 구자균 LS산전 부회장이 블로그를 통해 회사경영은 물론, 그의 취미인 스킨스쿠버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상세히 소개해 대학생은 물론, 스킨스쿠버 매니아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사회적 이슈로 부상한 고졸 채용에 대해서는 고졸CEO가 이들에게 희망을 선사하는데 선뜻 나섰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한 전문계고 학생 100명을 대상으로 한 '기업가정신 경제캠프'를 지난 10일부터 3일간 개최했는데 이 자리에는 고졸 출신으로 대기업 임원까지 오른 윤생진 선진D&C 사장과 장인수 오비맥주 부사장이 연사로 나서 열정과 실력을 바탕으로 자신들의 꿈을 이룬 이야기를 소개해 학생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김종년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현대 소비자는 영혼을 가진 능동적 참여자로 진화하고 있기 때문에 신뢰와 감동을 주는 소통이 중요하다"며 "친사회적 기업 이미지는 위기가 닥쳤을 때 기업의 존망을 결정하는 중요 요인이 될 수 있을 만큼 큰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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